엑소시스트에 바침 : 검은사제들
숨을 쉬기 어렵다. 헛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다. 속이 메슥거린다. 지독한 스릴러, 공포, 심리적인 압박감이 온몸을 짓누른다. 가위에 눌리기라도 한 듯 후유증이 있다. 소름. 카타르시스. 불안감. 중반을 넘어서면 악마의 속삭임이 들리는 듯한 공포가 뇌리를 지배한다.
숨쉴틈 없이 달려온 영화는 그렇게 끝났다. 머릿속을 스치우는 한 단어. 오랫만에 보는 엑소시즘 수작이다.
영화는 사실 처음에는 충무로식 흥행 패턴 영화를 쫓는다. 늘 그렇듯 그저 그런 대본으로 시작된 영화는 경찰 대신 교회를, 조폭 대신 악마를 등장시켜 김윤석 스타일에 강동원 스타일 영화를 합쳐놓은 듯한 영화로 초반부를 보낸다. 공교롭게도 영화가 루즈해질즈음에 사건을 터트리고,단서를 제시하면서 속도를 붙여 나간다.
서서히 조폭 김윤석 혹은 완득이 김윤석이 사라지고 카톨릭 신부로서의 김윤석이 등장할 때 쯤 부터 영화는 무서운 흡입력을 가진다.
엑소시즘에 대한 흥미, 강동원의 성장, 김윤석의 프로페셔널함, 그리고 박소담의 연기력이 어우러지며 힘있는 시나리오가 후반부를 빛나게 만든다. 그야 말로 숨을 죄어오는 스릴러가 남고 훌륭한 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솔직히 엑소시스트라 하면, 이름 그대로 엑소시스트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구마 방법도 카톨릭의 그것에 대상도 여고생. 뭐 두말할 필요 있겠는가. 때문에 이 장르 영화는 (아마도 몇년전에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 리뷰에서도 썼듯) 어떤 영화를 보더라도 비슷한 단점이 있다. 시나리오 시작부터 플롯까지 다른 영화들 냄새를 지울 수는 없다.
이 영화도 그 논란에 대해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맞다. 다만, 해외 그 유명한 영화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연출과, 시나리오 플롯,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이 있었기에 극찬을 받아 마땅한 영화다. 색안경을 끼지 않는 다면, 두려움을 갖지 않는 다면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일것같다.
혹여 '싸구러 CG'에 '싸구려 배우', '싸구려 카메라워크'에 '3류 시나리오'가 걱정돼 영화를 보지 못한 이들이라면 그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그나저나 오늘 밤 잠은 어떻게 잘지 고민이다. 서서히 아랫배가 아프다. 망할.
좀 더 리얼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악령과 싸울때는 약간 판타지한 느낌이 있어서 리얼리티가
떨어진다고 해야 하나요? 원조격인 액소시스트 처럼 특별한 그래픽 없이도 분장과 연기 그리고 연출로 정말 리얼하게
잘 만들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