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스포: 7점] 하트 오브 더 씨(In The Heart Of The Sea, 2015)
바다 어드벤처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아이맥스로 보면 뱃멀미도 실감난다)
평점 ★★★☆
<하트 오브 더 씨>.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이 모티브를 받은 실화를 극화한 것이다. 따라서 허먼 멜빌의 소설 자체가 원작이 아니다. 이 영화는 별도로 동명원작이 있다. 인간의 물질적 탐욕의 허영심과 폐해를 지적했던 소설 ‘모비딕’과 어느 정도 비슷한 궤를 가지면서도 직접적으로 문제점을 시사하지는 않는다. 소설마저 이러한 실화에 대한 멜빌의 개인적인 극화와 해석일 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하트 오브 더 씨>가 소설 ‘모비딕’을 바탕에 두고 우회적으로 구현하려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실화를 어느 정도나 각색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는 당시 실제 배경과 상황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면서도 오락적인 비주얼도 놓치지 않으며 바다 어드벤처에서 볼 수 있는 재미 요소들을 빼곡하게 채워넣었다.
영화는 초반부와 후반부의 분위기가 다르다. 전반 1시간까지는 고래 사냥에 중점을 둔 어드벤처 스릴러 영화처럼 보인다. 익스트림 클로즈업과 핸드 헬드, 아웃 포커스로 이루어진 화면은 관객을 항해하는 배에 탄 선원으로 체험시키는 듯한 현장감을 만들어내며 사실감으로 승화되고(아이맥스로 보면 뱃멀미가 체험되는 듯한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 일사불란한 선원들의 모습을 빠른 리듬으로 교차편집시키며 상황의 긴박감을 효과적으로 구축해낸다. 기술적으로 효과를 덕덕히 본 영상들도 웅장한 비주얼을 만들어낸다.
전반부가 오락적인 구성에 치중했다면 후반 1시간은 표류 드라마 같은 분위기를 낸다. 에시스 호가 침몰하고 나서부터 영화는 본격적으로 인간의 드라마를 조명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초반부의 자연을 정복할 수 있다고 믿었던 서양인들의 맹목적인 탐욕과 합리화적인 모습과 다르게 거대한 자연 앞에서 무기력해지는 인간의 나약함이 표현된다. 인간의 존재감과 자연에 대한 무기력함은 허먼 멜빌의 소설과도 어느 정도 상통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한 아이러니가 계속 드러나면서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가 연속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전반부의 웅장함에 비해 다소 소박한 후반부는 영화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하기는 어렵다. 전반부가 ‘약-중강-강’으로 정서의 박자가 만들어졌다면 후반부는 전반부에 비해 ‘약-약중-중’으로 마무리된다. 중반 이후로는 영화가 평이해져버려 하이라이트가 불안해보이기는 한다. 그렇지만 바다 어드벤처의 모든 것이 담겨져있으면서도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까지 겸비한 ‘론 하워드’ 감독 버전의 ‘모비딕’.
개인적 후기) 아이맥스 영화에 클로즈업을 이렇게 많이 쓰는 건 처음 보는군요. 덕분에 4DX로 보지 않았는데도 멀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