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9점]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2004)

영화감상평

[리뷰: 9점]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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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모든 감정, 기억, 반복, 데자뷰, 그리고 탐구

평점 ★★★★☆

 

<이터널 선샤인>. ‘찰리 카우프만’의 창의적인 시나리오와 ‘미셸 공드리’ 감독의 독특한 개성의 연출력이 서로 조화되어 만들어진 판타지 멜로 영화입니다. 사랑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싶은 남자가 사랑을 기억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인데 독특한 영상과 복잡한 플롯이 한 폭의 다채로운 추상화 같이 펼쳐지고 있죠. 독특한 영상과 복잡한 플롯이 얽히면서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하는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이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랑에 대한 배경 지식이 필요해보입니다. 이 영화는 두 에피소드가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내면의 이야기과 외부의 이야기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한 커플을 중심으로 파생되는 두 이야기에서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를 반영하죠. 그 캐릭터들은 모두 ‘사랑’이라는 감정에 얽혀있습니다. 사랑을 대하는 개개인의 현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며 ‘사랑’이 어떠한 감정으로 인식되고 반응으로 드러나며 이어지고 변해가는지에 대해서 탐구하고 있죠. 영화는 관찰적인 시선에 머물고 있지만 가장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상황과 내면을 나열하며 사랑에 대한 경험으로 인한 공감대를 관객과 형성하고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이터널 선샤인>의 ‘스토리’는 다분히 일상적입니다. ‘기억을 삭제한다’는 SF적인 설정을 제외한다면 보편적인 이야기에 지나지 않죠. 그렇지만 영화는 ‘플롯’이란 개념이 강화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주인공 인물의 내면의 흐름을 따라가는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주인공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내적으로 일어나는 무의식적 감정의 충돌과 연쇄를 조명하고 있는데 감정 그 자체만이 영향을 미치는 주인공의 정신적 세계가 묘사되고 있죠. 따라서 이 영화에서는 공간성과 시간성이 부재되면서 사건의 인과 관계는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순행적 구성인지 역순행적 구성인지 불분명해지면서 주인공의 감정 그 자체가 부각됩니다. 시퀀스마다 분할하지 않고 CG로 시퀀스 사이의 편집의 교차점을 숨기면서 감정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연쇄되고 있죠. 영화는 시간성이 결여된 구성에서 특정한 시퀀스를 반복하면서 감정을 순환시키고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가지는 무한한 반복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이러한 반복은 ‘영원성’으로 이어지죠. 운명론적 결말과 포개지며 ‘영원한 사랑’에 대한 고찰을 이끌어내고 설경의 영상미와 어우러지며 감성을 극적으로 이끌어냅니다. 더불어, 인물이나 화면이 가지는 특수한 색채를 통해 만들어진 영상미는 서정적인 음악과 어우러지며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를 암시하고 감정을 붇돋는 데 일조하기도 합니다. 멜로 영화의 감성적 공감대의 최고봉!

 

개인적 후기)어제 재개봉으로 영화를 처음 보았습니다. 동기 형님 중에 이 영화가 인생 영화라고 하시기에 CGV에 같이 가서 보았는데요. (형님은 이벤트 포스터 받고 무지 좋아하시더군요). 어쩌면 미래에 걸작으로 기억될 법한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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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9 오징어야  
뭔가 특별한 영화였다는 느낌만 어렴풋이 남아있고, 영화는 기억이 안나는데.. 다시 봐야 겠습니다. ^^
14 토렝매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