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6점] 돌연변이(2015)

영화감상평

[리뷰: 6점] 돌연변이(2015)

28 godELSA 1 1794 0

판타지와 사회극의 조화는 좋으나 시너지는 내지 못한

평점 ★★★


<돌연변이>. 한국 영화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파격적인 소재와 상상력을 내세운 작품입니다. "한 청년이 약물 실험의 부작용으로 인해 생선인간으로 변해버렸다"는 설정이 발칙하면서도 황당한 블랙코미디적인 농담으로 읽히기도 하죠. 영화는 기본 설정이 발생하고 전개되는 연쇄적인 과정에 있어서 한국 사회의 여러 단면을 덧붙이며 인물에게 특정한 동기를 부여하게 됩니다. 판타지에 현실 세계를 투영하면서 영화는 현실의 의미를 반영하고 영화 내 주요 사건에 연관되는 여러 인물들은 특별한 상징성을 가지게 되죠.


 생선인간 '박구' 캐릭터는 사회의 여러 단면의 폐해가 복합적으로 드러나고 그것이 상징되는 인물입니다. 영화 내에서 '박구'라는 인물을 두고 여러 논란이 일어나지만 영화는 도덕적, 사회적, 정치적 논란에 가세하지는 않습니다. '박구'의 내면과 주변 인물들을 관찰하면서 '왜 생선인간이 되었고 어떻게 소외당했나'라는 질문에 대해 거시적인 시선으로 사건을 관조하고 있죠. '박구'의 암울한 내면과 격동적인 사회의 풍경이 대비되면서 드라마틱한 감정이 유발되는데 '냄비 근성'을 가진 대중의 무조건적인 분노에 의한 사회 문제의 암울한 면모를 드러내보입니다. '청년 실업 문제', '사회 소수자', '인권 유린 문제', '가부장적 보수적 시선', '자본주의가 적용된 과학의 남용' 등 여러 문제를 아우르면서 사회의 독소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이루는 가장 큰 주축 중 하나는 '언론'입니다. 영화가 사회를 관찰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많이 집중을 하는 것이 뉴스나 신문이죠. 하지만 권오광 감독은 언론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자세를 취합니다. 영화 내의 언론과 기자들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고발하기보다는 일시적으로 자극적인 기사를 다루고 얼렁뚱땅하게 다른 사건에 눈독을 재빨리 돌리면서 일방적으로 근거도 없이 기사를 쓰는 등 사회 문제에 대해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죠. '냄비 근성'을 가지는 대중을 선동하는 모습과도 연관이 되는데 마찬가지로 주인공의 내면과 대비되면서 자본주의의 규칙에 휩쓸려버린 언론의 무책임의 폐해를 고발하고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상원' 캐릭터가 내러티브의 중심이 되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죠.


영화의 메시지는 무겁디 무겁지만 분위기는 경쾌합니다. 이 영화의 설정부터 이미 블랙 코미디지만 사회 문제를 포착하고 비꼬면서 블랙 코미디 유머를 만드는데 여성을 차별하는 가부장적 시선을 비꼬거나 언론 기자들의 갈대 같은 모습을 희화화하기도 하죠. 유머와 드라마의 일정한 리듬을 만들며 균형감을 이루면서 유머가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영화의 기본적인 틀은 '액자식 구성'입니다. '상원' 캐릭터의 시선으로 과거를 회상하면서 인물을 관찰하죠. 하지만 회상을 구성하는 내레이션과 장면 구성에 있어서 충돌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내레이션은 '나(상원)'라는 주체가 이야기하는 방식이지만 서사는 1인칭 관찰자 시점을 따르다가도 부분적으로 시점에서 벗어나고 있는데 내러티브가 바뀌면서 회상의 주체(상원)과 관객 사이에서 생기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생깁니다. 따라서 내레이션이나 회상의 구성은 형식상의 당위성이 떨어집니다. 주인공의 처지에 대한 내면을 압축하여 연속시키려는 구성으로 읽히기도 하지만 사회 문제를 관찰하느라 캐릭터 축조에 있어서 설명적인 구성이 된 것은 드라마의 폭발에 효과적으로 힘을 주지는 못합니다. 판타지와 사회극까지 조화에 있어서 현실적인 의미 반영은 좋으나 우화적인 드라마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고발에 중점을 둔 두 장르 간의 불균형이 아쉽고도 발칙한 한국 영화.


개인적 후기) 목요일에 봤는데 몸이 안 좋아서 미뤄뒀네요...ㅠ

그래도 요즘 이런 한국 영화가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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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4 토렝매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