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마자 리뷰: 10점]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영화감상평

[보자마자 리뷰: 10점]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28 godELSA 2 2276 0

훨씬 심플해진 홍상수, 그렇지만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변주의 독자적인 경지

평점 ★★★★★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우연하게 수원을 떠돌게 된 영화감독 '함춘수'와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윤희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홍상수 감독은 한국 영화계의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감독이죠. 그의 작품들은 언제나 단순하고 간결합니다. 등장인물 수도 비교적 적고 시퀀스와 장면의 수도 적습니다. 음악 이외에는 서사의 스토리텔링을 강조하지도 않고 그나마 음악도 내러티브의 구성을 나누기만 할 뿐 장면에 직접적으로 개입시키지는 않습니다. 일상적인 소재와 일상적인 캐릭터로 일상적인 이야기를 풀어놓지만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영화의 '형식'입니다. 주로 스토리를 반복시키고 변주하는 형식을 사용하면서 '일상'을 영화적 체험의 장으로 넓히고 있죠. 그렇게 공간과 시간의 구조를 분절하고 재조립하면서 일상에 가려진 특수성을 드러내는 것이 홍상수 감독 작품의 큰 특징입니다. 즉, 형식이 메시지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작품 내에서 서로는 밀접하게 연관되죠.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도 기존의 홍상수 감독의 화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1부와 2부로 나뉘어진 에피소드는 각자의 변주 형태이며 밀접하게 연관된 듯하지만 전혀 다른 결말을 달려가고 있죠. 캐릭터의 차이가 두드러지는 두 에피소드가 서로 다른 결말을 달려갈 수록 두 편의 독립적인 영화를 이어서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홍상수 감독은 두 에피소드 안에 그려지는 인물과 관계의 변화에서 가치관에 따라 달리 영향을 받는 일상을 관찰합니다. 삶이라는 시간 안에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하는지에 대해서 캐릭터의 명백한 대비를 통해서 드러내죠.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기존 홍상수 감독의 기존 작품들보다 롱테이크가 훨씬 길고 많습니다. 함춘수와 윤희정이 식당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 카페에서 사람들과 술을 마시는 장면 등에서 특히 두드러지죠. 홍상수 감독은 영화 내에서 시간을 현실과 대응시킴으로서 '지금'이라는 시간을 포착합니다. '그때(또는 과거)'와 '지금(또는 현재)'이라는 시간의 분기점을 없애는 형식으로 읽히는데 영화가 전개되는 '현재'의 하나의 시퀀스를 하나의 씬 안에 담아내면서 영화는 '현재'를 하나의 큰 점처럼 묘사하고 있죠. '지금'이라는 순간의 점에 집중하면서 선적인 시간과 점적인 '현재'를 분리해내고 있죠. 그렇게 홍상수 감독은 날카롭고 세심한 시선을 겸비하면서 '지금'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히는 스포일러와 연관되어 있어서 생략합니다)


개인적 후기)

올해 한국영화 중 베스트! 의뭉스럽다가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홍상수 화법의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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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4 이강도  
두명의 거목이 홍상수와 김기덕 감독인데

세월이 지날수록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고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볼때마다 너무 무서워서 다시 찾기가 힘드네요.

김기덕 감독은 추상과 반추상의 사이에서 어느 하나의 개념을 이야기했다면

홍상수 감독은 한국의 현실을 그대로 다 까발려서 그런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두분다 뛰어난 감독이죠.
28 godELSA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서 동의를 못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