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재자.

영화감상평

나의 독재자.

22 박해원 0 1883 0
 
군사정권 시절의 극단적인 피해자를 처절하게 그려놓은 영화. 세뇌의 마지막 단계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을 잡아먹고 본인과 일체화시킴으로 인해  일어난 과대망상과 인지부조화를 제대로 묘사했다.
 
때문에 연기력과 고증은 꽉 잡은 작품이다. 박해일은 어디서 봤는데, 싶지만 도화지처럼 어디 갖다
 
놔도 잘 스며드는 특유의 연기를 무난하게 보여줬고 설경구는 역시 설경구다, 싶을 정도로 훌륭한
 
표현력과 호소력을 뿜어냈다. 스스로에 대한 한치의 의심도 없이 철저히 김일성이 되어 쏠쏠한
 
웃음와 서글픔을 던져줬다.
 
문제는 이렇다 할 한방이 없다는 것.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속에 강렬한 무언가가 기억나지
 
않는다. 묵직하고 씁쓸한 영화의 분위기 탓에 늘어지는 감도 있었고. 무엇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감동 코드가 전체적인 흐름과 연관성이 없다는 것, 있다고 해도 혹여 곡해의 여지가
 
있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함인 것 같다ㅠ
 
아이러니하게도 소재는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고 진중함을 띄고 있지만 작품 자체는 대중성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건조하고 칙칙한 색깔을 조금만 배제하고 시나리오와 제작비면에서 공을
 
들이고 가공을 해 웃음과 볼거리를 늘렸다면 훨씬 괜찮은 영화가 됐을텐데 아쉽다. 그래도...
 
확실히 연기 보는 맛은 있었다ㅋ
 
☆☆☆☆☆☆☆◑★★+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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