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왕 랄프 (Wreck-it, Ralph)
다섯개를 주고 싶으나 어른의 자존심(?)으로 네개! 는 농담이고...
내용면의 리뷰는 박해원님이 잘 써주셨기에, 제가 즐겼던 디테일 부분을 짤막하게 평해보겠습니다
1. 말장난? 언어유희?
Glitch 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깜빡' 의 의미로도 쓰이지만, 게임에서는 보통 그래픽이
깨지거나 버벅이거나 하는 현상을 일컫기도 합니다. 좀 더 나아가,
비정상적 작동 또는 오류를 의미하는 '버그' 와 동일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죠.
다른 게임 캐릭터들이 주인공을 싫어하면서 '글리치' 라고 경멸조로 부르는 장면을 보고, 스스로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며 경멸(?)하다가, 인식의 한계를 뛰어넘고 스스로의 장점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Glitch의 의미가 완전히 바뀝니다. 주인공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의 그 반짝임!
진지한 글과 달리, 웃음을 주는 말장난이 깨알같이 박혀있습니다.
"Sweet-Seeker Missile",
"얼굴이 정말 고해상도네!" 등등.
2. 귀여우면서도 치밀한(?) 설정
여러 게임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 참 맘에 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직접 보시면... ㅎㅎ 친숙한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또 멀티탭과 전선을 기차와 역으로 표현하는 것이 참.. 귀엽죠. 누구 아이디어일까요? ^^;
게임 시스템과 규칙들을 스토리에 적절하게 버무렸는데, 이게 의외로 설정에 부합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예를 들어 스트럭처, 아키텍처부터 게임룰까지... 갈등구조와 인물간 관계, 자잘한 유머까지 한 줄기에서 탄생합니다.
특히 유머는... 공대생이나 it업계 종사자 유머의 대중화 버전이라고 할까요. ;;
몇몇 영화에서는 새로운 세계관을 그저 던져주는데도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많아서 "왜? 이렇게 하면 되잖아??" 하는
경우가 많다면, 이 작품에서는 그런 의문을 느끼질 않습니다. 기대하지 않은 편안하고 꼼꼼한 구성이라고 할까요.
3. 현실의 반영(?)
오락실의 계급투쟁(?)과 권력구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옛날 남정네들이 처음으로 조직의 쓴맛을 느끼는 게
동네 골목 아니면 교실이라죠.. 저는 오락실도 끼워 넣어야 한다고 봅니다. ㅋㅋ
그리고 작품내 게임 캐릭터들의 관계! 소외받은 캐릭터들도 여러 타입이니 뭐니, 이야기해봤자 입만 아픕니다.
그냥 한번 보십시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