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 다시 비상하고픈 하야오 감독...

영화감상평

[하울의 움직이는 성] 다시 비상하고픈 하야오 감독...

1 심의열 4 17271 206

-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 제작 : 일본, 2004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 3년만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들고 나온 애니메이션으로 일본
영화사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국내에 상영되어 100만을 넘겼고
센과치히로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300만을 넘길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그럼 제가 본 이 애니의 단면들을 풀어 보겠습니다.

첫번째, 하야오의 전작들과 달리 이 작품은 원작을 가지고 왔습니다. 보통 원작이 소설이든 코믹스든 원작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많은 스토리를 한정된 시간에 집어 넣을려고 하다보니 너무 비약을 일삼는다는 것입니다. 이 작품역시 너무빠른 전개를 보여주고 스토리 구성도 난해 하고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역시 하야오라는 이미지에 맞게 적당한 각색을 통해 상당히 잘 만들어 졌습니다.

두번째로 이 작품은 하야오의 기존 이미지와 달리 뭔가 변신을 도모했습니다. 90세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고 항상 소녀, 소년을 주인공으로 삼아 왔던것과 달리 꽃미남을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시켰고 그의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주인공들의 키스신이 등장합니다.

세번째로 비주얼. 디즈니로 대표되는 미국의 애니메이션이 보여주는 깔끔한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라 어딘지 감독의 손때가 묻어나는 따스함이 배어있어 우리에게 더욱더 친근하게 다가 옵니다.

네번재로 음악... 오랫동안 그와 함께 작품을 해온 히사이시 조의 서정적인 음악의 작품의
감동을 배가 시킵니다.

다섯째 그의 작품을 짬뽕시킨듯한 느낌이 들면 이상한가요... 비행선들, 방향을 지시하는
반지 등 하야오의 팬들이라면 전작들의 어딘지 모르게 낯설지 않으실겁니다. 이런 느낌으로 인하여 솔직히 전작들에 비하여 감동은 줄어들지 않았나 합니다.

여섯째 하야오의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반전, 평화, 푸른하늘에 떠있는 구름..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가 전쟁의 아픔을 몸으로 체험한 세대여서 그런지 반전에 대한 인식과 평화에 대한 갈망이 잘 드러나 있지만 스토리상 전쟁의 이유, 전쟁에 대한 피해나 아픔에 대한 의미없이 전쟁을 단순한 소재로만 사용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은 그의 전작 붉은 돼지에서 보여 주었던 엔딩 장면의 절제미가 부족
하지 않았나 합니다. 감독이 너무 해피엔딩을 의식한 것인지 아님 동화적인 요소로서 남겨
두고 싶은 짓궂은 면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장면은 너무 작위적인 냄새가 풍깁
니다.

정리를 하면 솔직히 그의 전작들과 명성에 비하여 아쉬움이 남습니다. 작품 하나하나 마다
장인정신과 연출력, 뭔가 의미있는 메세지를 던져주면서 단순한 애니의 의미를 너머서
많은 생각을 해주게 하였다면 이번작은 마치 자기자신의 작품들에 대한 추억으로 그의 전작들에서 많은 이미지를 따 왔고 연출력 또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제 그의 나이 환갑을 넘어서서 인지 점점 노인이 되어 가는듯한 느낌이며 예전에 느꼈던 활기차고 신선한 애니를 기대한다면 무리일까요.

2005년을 여는 첫 영화로서 이 애니를 택했고 개봉된지가 일주일이 넘었고 다른 많은 신작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로 극장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부모의 손을 잡고온 어린이들부터 시작하여 다정한 연인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게 하야오의 힘인지 아니면 애니의 인식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애니의 인식변화들이 서서히 다가오지 않나 하여 한편으로는 기쁘면서도 우리 애니들의 기대할만한 수준작이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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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이준우  
  하야오 감독의 애니는 항상 가슴이 훈훈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이번 애니는 어딘가 모르게 좀 어색하다고 해야할지...
하지만 O.S.T만은 정말로...진짜로 사람 놀라게 하네요...
나만의 느낌일지는 몰라도...
1 강주훈  
  하야오 시리즈... 거의다 봤는데..
최근꺼는 군대있을때 빼곤 영화관에서....
영화관에 꼬마들이 너무 많다는.. ㅠㅠ
7 미코토  
  전 아직 안봤는데.....지금까지의 여기말고도 모든 평이 그리 좋지는 않군요. 모든분들이 전 작들과는 다르다는 의견들이 많더군요.
꼭 보긴 해야겠는데.... 평을 볼때마다 보기가 망설여 집니다.
그래도 의견들을 들어보니 나름대로 감이 잡히는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직도 간간히 잊을만하면 토토로를 한번씩 보는데....
평 잘 읽었습니다.
5 선우도우  
역시..제패니메이션...우리 큰애가 또 보고 싶다고 해서..몇번을 보여줬던...그런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