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한 장풍대작전] 류승범표 코메디+ 류승완표 액션

영화감상평

[아라한 장풍대작전] 류승범표 코메디+ 류승완표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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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한 장풍대작전'은 2가지 강점을 갖고 있지만, 진정 갖춰야 할 강점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전체적인 완성도를 이뤄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완성도 문제를 거론하기에 앞서
일단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아내지 않을까 싶다.
가볍고 재미있게 볼 만한 액션 장르의 영화가 정말로 오랜만에 찾아온 것도 반가운 일이고
게다가 재미면에서는 모자람이 없이 보여주고 있으니 나름대로 만족할 부분이 아니겠는가?

2가지 강점 중 하나는 류승완 감독의 연출이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류승완 감독은
액션영화에 그 출발점을 두고 있다. 그의 시나리오와 콘티들은 액션 영화의 연출을
할 수 있도록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표현되고 있으며, 그런 출발점을 택해서인지 그가
보여주는 액션의 비주얼은 칭찬받아 마땅할 수준이다. 액션 영화의 작가주의라면
현재의 한국 영화에서는 단연 류승완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입지라면
입지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단순히 격투씬에 대한 완성도에 그치지는 않는다. 그의
전작인 '피도 눈물도 없이'의 경우는 인물과 싸움에 촛점이 맞춰져있어서 액션이라고
불리울 만한 부분이 상당히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경우에 격투씬의 업그레이드와 현란한 카메라 워크로 더욱 탄탄해진 액션의 비주얼을
보여주고 있다. 쉽게 찍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 감독이라 그런지 하나하나 액션에 관한
그의 집착이 빛을 보인 장면들은 여기저기서 쉽게 발견되곤 했으니깐.

다른 하나의 강점은 그런 액션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류승범의 원맨 코메디다.
혹자들은 류승범식의 코메디를 즐기지 않으면 영화에 스며들어있는 코메디의 뉘양스가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정도로 스타일에 비중을 둔 코메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액션이나 상황이 아닌, 인물의 원맨 코메디는 그가 내뱉는 대사들, 그 대사들의
억양과 뉘양스 하나 하나에 코메디의 강약이 존재할 정도로 사소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러면서도 코메디가 전면에 부각되지 않는다는 가장 큰 보호막이
있지 않던가?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 류승범의 코메디를 기대하는 관객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영화 자체를 액션보다는 코메디라고 생각하고 극장표를 사는 관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류승범은 카메라 앞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행동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하는 행동들, 말들은 그저 연기로 인식되기 보다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장치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 영화의 내러티브는 실종되고 전체적인 줄거리도
기존의 무협 영화의 틀을 따라가지도 못하는 빈약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 평범하지만
다소 소외된 주인공은 우연한 기회에 도시를 구할 인물로 지목되지만,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알 지 못해 억지로 수행을 하면서 실력을 늘려간다. 그러면서 여자 캐릭터와의
사랑도 은근히 보여지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능력을 깨우치고 악을 물리친다.라는
기본적인 선악 구조를 지니고는 있지만, 그것이 잘 갖춰진 이야기로서가 아닌 기존의
이야기 틀을 따라가기에도 스스로 벅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이 영화적인 재미를 떨어뜨린다고 판단한 경우라면, 그에 걸맞는 이야기의
긴장감이나 재미를 줄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비주얼과 캐릭터에만 집착한 것이 전체적인 스토리를 소홀하게 대하는 결과를
낳아버렸고, 이미 예상된 이야기를 따라가던 관객들도 그 예상마저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전개방향에 스스로가 모자란 구석을 채워가며 영화를 보고 있다는 것은 액션 영화의
한계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핑계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맨인블랙'의 도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도시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 속에 외계인이, 아니 고수들이 살고 있다는 설정. 그리고 외계인의
우주 정복 음모를, 아니 악의 세상 정복을 막으려는 이야기. 물론 주인공은 평범한
경찰에서 잠재된 능력을 간파한 사람들에 의해 주도적인 인물로 바뀐다.(맨인블랙이나
아라한 장풍대작전이나 다 경찰이군 ㅡㅡ;) 그리고 액션과 코메디의 절묘한 조화.
하지만 '아라한 장풍대작전'이 노골적으로 '맨인블랙'의 구성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
문제가 아닐까 싶다. 차라리 설정뿐만 아니라 이야기 구성까지 따라가야 하지 않았을까?
어찌보면 이제 장르영화라는 것은 답습을 업그레이드로 바꾸는 능력을 요구하는 지도
모를 일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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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최현선  
  어제 아라한을 봤습니다. 솔직히 스토리가 중간중간에 잘려보여 매끄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액션신이나 배우들의 연기는 맘에 들었습니다. 다소 유치하다고 하실 분들도 있을만한 설정들이 많았지만 그런거 원래 영화자체의 의도라 보여지기에 무리없이 재미있게 봤더랬죠.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지막에 힘을 흡수한 사람과 아라한으로 깨어난 사람이 좀더 파워풀한 액션을 보여주었다면 좋았을텐데 오히려 정통액션에 가깝게 연출한것이 오히려 약간의마이너스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스포일은 피했나? ㅡ.ㅡ;) 하지만 저나 같이간 사람 둘다 재미있었다고 웃으며 나왔답니다. ^^;
1 房9CHA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봐서인지...생각보다는 별로였지만
아무생각없이 본다면 정말 하나 말할것도 없는 잼있는 코믹액션이다
기대했던대로 정두홍 무술감독의 액션은 멋지며, 피도눈물도없이
에서 봤던 낮익은 얼굴도 많이 보인다.
시나리오와 전체적인 몰입도 면에서 좀 떨어지긴 하지만
정말 괞찬은 영화인것 같다
1 유대식  
  음...저도 그저게 봤는데...
글쎄요...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고...
무술감독겸 악당으로 나온 정두홍님이신가? 그분이 제일 인상에 남는다는....
1 시시  
  재미있게 봤죠 그냥 오락 영화 라고 생각하고 봐서 그런지 재미있게 봤습니다 ... 머 머리 아프게 생각안해도 되고요 머 다소 유치하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재미있었습니다...괜찮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