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포가튼) 황당함에도 정도는 있다.

영화감상평

(더 포가튼) 황당함에도 정도는 있다.

G 가륵왕검 3 14504 103
처음에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픈 모정에 대한 영화같지만 이내 스릴러로 바뀌고 결국 SF로 마무리 짓는 [더 포가튼].

영화가 장르를 얼만큼 넘나들던 중요한 것은 튼실한 네러티브와 관객들이 디딜 수 있는 감정이입의 공간일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 [더 포가튼]은 모정이라는 보편타당한 소재에 지나치게 의지한 탓인지 보여지는 과정은 무척 황당하게 치달아 간다.

그리고 비행기 사고로 죽은 아들의 존재가 텔리(줄리안 무어 분) 자신의 착각인지 아닌지 알아내려는 동기만을 던지고 그 이후에는 아무런 논리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NSA의 개입을 통해 국가적 음모가 있구나라고 짐작하게 만든 뒤 이를 통해 단순히 쫓고 쫓기는 과정을 보여줄 뿐이다.

재밌는 것은 텔리의 아들과 동행한 딸아이의 아버지 짐을 찾아갔다가 그의 기억이 삭제되었다는 것을 알아내는 장면인데 여기서도 텔리의 기억은 왜 남아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기억을 지웠는지 조차 나오지 않는다. 

또한 짐의 딸 방에다 단지 새로 도배를 해 위장을 한 것이라는 것을 텔리가 밝혀내고 그로 인하여 기억이 돌아온다는 줄거리는 정말 어설플 따름이다.

과연 NSA라는 국가기관이 기억을 지운 뒤 그렇게 유치한 방법으로 무마를 시키려 했을까.

하긴 애초에 텔리가 자신의 아들을 기억하게 된 것이 문제라면 끌어다 기억을 다시 지우면 되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는 하지 않으면서 반대로 텔리의 남편이었던 남자의 기억은 지운다.

그럼에도 명색이 국가조직인 NSA 요원들은 어디까지나 민간인인 텔리와 잭을 잡지 못해 쩔쩔 매다가 반대로 잡혀서 고문을 당하기도 한다.

참으로 억지스럽고 어이없는 이야기의 전개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헌데 그러한 기초적인 설정의 오류조차 바로잡기는 커녕 오히려 잭 (게리 시니즈 분)이라는 정신과 상담의를 등장시키는데 그가 맡은 역할은 텔리가 없는 자식을 있다고 믿는 정신상태라는 걸 그녀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위에서도 말했듯 데려다가 다시 기억을 삭제하면 그만인 일이다.

아무튼 이렇게 엉망진창 벌려놓은 이야기를 다시 엑스파일 식의 음모론에다 과감하게 집어던진다.

그러면서 달랑 한 명 등장하는 그것은 총 맞아도 안 죽는다는,, 조선시대 터미네이터 같은 특수효과를 선보인다.

그리고 결국 대체 비행기에 탄 아이들을 데려다 어떤 실험을 하는지 그 실체는 나오지도 않은 채 어머니의 사랑은 그 무엇보다 강하다라는 뜬금없는 결론. 너무나 뻔한 헤피엔딩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아무리 얼마든지 황당할 수 있는게 SF 영화라지만 최소한의 상식과 논리적 근거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영화 [ 더 포가튼]은 그것이 너무나 부족한, 겉만 번지르르한 경우에 속한다.

이 영화를 극장가서 볼 바에는 멀더와 스컬리의 철지난 재롱을 다시 보는게 휠씬 낫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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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G 이학수  
  겉은 스릴러로 포장하고 있지만 결국 헐리우드식

모성애 를 닮은 영화져 ㅡㅡ., 올해 최고의 어이없는

명대사 1위 포가튼 : 외계인이 데려갔어.(하늘로 붕

사라지는 남자) 어이없습니다 ㅡㅡ. 쌩뚱맞습니다. ㅡㅡ.
G 조욱희  
  글쎄요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잘못 포장한거 같네요...
그래서 사람들이 더더욱 말이 많은듯...
요즘 영화 볼려면 우리나라에서 하는 티비 프로그램이나 포스터는 보지 말고 개봉일만 알고 봐야할듯..
전 좋았습니다... 외계인과의 접촉 ㅋㅋ 지금 세상이 외계인의 세상이 아닐까
G 강지석  
  음..전 재미있게봤는데...전 개인적으로 이영화보면서
움찔 놀란장면이 몇개있어서.-  _-
그리고 텔리의 기억이 왜 남아있는지는..반전같은건아니지만
마지막에 나오죠- _-영화의주제와 맞물려서....
영화는 영화로서 봐야지...너무 현실성을 따지면..특히 sf에서는.-  _-
그냥 재미있게 영화를 즐기기는 무리가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