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단점은 살리고 장점은 죽이다-GANTZ를 보다-

영화감상평

원작의 단점은 살리고 장점은 죽이다-GANTZ를 보다-

1 정재호 3 3763 0

엄청난 판매부수를 기록한 동명의 만화가 원작인 영화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작의 단점은 제대로 살리고 장점은 cool하게
무시해준 졸작
 
대강의 줄거리는 여러가지 원인으로 사고사(死)한 무작위의 인물들이
수수께끼의 방에 모이고 검은 구체가 제시하는 엄청난 무기와 강화수트를
입고정체불명의 괴물들과 싸워 나간다는 단순한 야그.
그야말로 만화같은 설정에 일본전통의 특촬물(울트라맨을 비롯하여 XX전대,**라이더 등등)을
계승한 듯한 포맷으로 어찌 보면 뻔한 히어로물인데, 원작 만화가 엄청난 대박을 친건
뭔가 다른게 있다는 거.
 
현재 30권에 육박하는 단행본이 나왔는데 원작의 장점이라면 상투적이라고 까지 할만한 
익숙한 스타일을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만한 요소를 전부 배제하고 스피디하면서도
정말로 평범한, 어쩌면 평범이하의 보통인물이 수퍼히어로가 되면 이렇지 않을까하는
현실적인 관점에서 에피소드를 풀어가는데 있다고 하겠다.
 
전통적인 특촬물에서 수도 없이 반복되어 온 세계관의 설명이라든가 동료나 지구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다는 식의 신파적인 장면등은 원작만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전혀 묘사 되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촌스럽게 드러내지 않는다)
거기에 약간의 추리물 같은 성향도 지니는데 독자와 작품속의 캐릭터 모두 불가해한 상황
에 의문을 품고 풀어나가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고 작품 중간중간엔 기존의 만화나 드라마의
상투적인 스토리 전개를 다소 비꼬는 듯한 블랙 유머적인 요소도 다분히 들어있다.
(학교 불량아들의 비행 장소에 멋지게 등장한 격투기 부 주장이 형편없이 깨진다든가,
거창한 이상과 정의감을 늘어놓던 멋진 캐릭터가 순식간에 난도질 당한다는 식의)
 
그 정도가 원작의 장점이라 치고 굳이 단점을 집어 보자면...
굳이 이 작품 말고도 다수의 일본 만화에 보면 평화에 찌든 일본사회를 극히
시니컬 하게 묘사하는 내용들이 많이 등장하는데(가장 극단적인 건 불특정 다수의 젊은이
들을 국가차원에서 돌연사 시키는 방법으로 사회전체의 텐션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만화
'이키가미'가 있겠다)그 중에서도 매사 장난스럽고 뇌가 없는 듯한 젊은 아해들의
반복적인 등장과 극단적인 응징(잽싸게 상황판단을 못하거나 생각없이 행동하는 애들은 
그 순간 가능한 최대로 잔인하게 죽는다)은 답답함과 짜증을 수반하는데 게다가 너무도 자주
반복하는건 대체 무슨 이유인지 의아스러운 부분...(설마 교훈...? 아님 작가 개인의 사연?)
 
그런데, 이 영화는 원작의 단점에다 원작이 배제하려고 그렇게 애썼던, 단점들을 끌어다
2시간의 러닝 타임중 절반을 별 대단할 것 없는 설명과 우왕좌왕하는 캐릭터들의 답답함에
할애하고 있다.
물론 이미 출판된 원작 만화의 방대한 내용을 생각해보자면, 또 영화 끝 부분에 공개되는 속편
의 예고편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앞으로 나올 시리즈 물의 첫편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원작의 장점을 버리고 굳이 스파이더맨 1편을 표절하다 시피 만들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싶다.
 
근데 원작의 힘이 대단한긴 한가보다 이런 졸작을 내자 마자 시리즈물로 속편이 바로
제작된다니.
 
--스파이더맨1, 인크레더블 헐크등을 재밌게 본 사람들은 보면 좋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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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0 롤두  
전 기대도 안 했어요

만화는 너무 너무 좋아해요~

다만 정말 너무 늦게 나와서 문제죠~

잘 읽었어요
22 박해원  
크으... 역시 만화책만한 거 없네요. 애니는 퀄리티 기복도 장난아니고 급마무리 쩔던데...
영화라고 어쩔 수 없군요ㅠ
10 빔나이트  
1, 2편이 동시제작된 것 아닌가요?
일본에서도 1, 2편이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다 개봉한 것으로 아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