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약간 악평)

영화감상평

식객(약간 악평)

1 jack 5 3033 0

개인적으로 허영만선생의 팬이다.


그의 그림실력과 연출력은 거의 완벽하다고 느낄 정도로


훌륭한 작품들 뿐이다.


 


이번에 개봉한 식객의 원작만화 식객도 굉장히 좋아하는 작품인데


만화를 보면서 침이 고이고 뿌듯한 감동을 느끼고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 별의별 경험을 다 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당연히 영화도 보게 되었는데


별로 안땡긴다는 여자친구를 억지로 끌고 들어가서 본 영화는 뭐랄까..


 


너무나도 속물근성에 찌들은 영화라고 생각된다.


물론 원작의 팬 입장에서 보면 그렇고 나름 영화 보는데 까다로운


무뚝뚝한 친구한놈은 여자친구 옆에서 눈물을 질질흘리며 봤다고 하니


영화 하나만 보면 잘 만들었다고 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영화는 성찬의 차장사일에서 파생되는 사건은 지나칠정도로 외면하고


우리나라사람들이 좋아하는 대결구도와 특정인물들을 나쁜놈 만들고 주인공이 잘되는데만 몰두하고 있다.


게다가 원작만화에 나오는 인물들의 배경이나 사건이나 설정까지


지나칠정도로 마구잡이로 짜집기해놨다.


게다가 영화에서는 중추가 되는 일본인이 대령숙수의 칼을 가지고 와서


공개사죄를 하고 요리대회를 개최하는 설정은 정말 침을 뱉고 싶을 정도로 속물적이다.


아무 관련도 없을 뿐더러 원작스토리를 각색한것은 그렇다치고 해도해도 이런 억지가 없다.


감독은 그저 일본사람이 한국에 사죄한다는 설정 하나만으로 관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어


손님몰이에 미끼로 쓰고 싶었을 뿐인 듯하다.


 


게다가 오봉주..


원작에서의 오봉주는 적이긴 하지만 멋있는 인물이다.


사실 원작만화에 그저 밉기만한 악당은 얼마 나오지도 않는다.


오봉주는 강한 승부근성을 갖고있고 일단은 주인공인 성찬과 대립관계이기 때문에 악역이지만


항상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만 승부하고싶어하는 남자다운 인물이다.


절대로 치졸한 짓은 하지 않고 오히려 측근이 꼼수를 부려 승부를 조작하면 스스로 패배를 시인하는 정도의


지조도 갖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오봉주를 그저 거만하고 재수없고 치졸한 소인배로밖에 묘사하지 않는다.


짜증이 너무 나서 중간에 나와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성찬은 그럭저럭 살렸다고 보지만 진수가 또 문제다.


그렇게 나서기 좋아하는 VJ가 세상에 어디있는가.


차라리 리포터라고 했으면 그게 낫겠다.


이하나를 좋아하진 않지만 인기가 많은 이유는 이해하는 입장이었지만


영화에서는 볼수록 짜증나는 여자로밖엔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마지막엔 엽기적인그녀의 완전 표절 로맨스라니..


 


뭐, 인물 전체의 캐스팅도 불만이지만..


아무튼 너무 기분나쁜 영화였다.


허나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므로 재밌게, 또 감동하며 본 분들에게


잘못된 판단이라고 할 생각은 없다.


실제로 옆자리에서 재밌게 보면서도 이따금씩 눈물을 훔치던 여자친구가 있었으니


지나칠정도로 개인적인 생각이란 느낌도 든다.


 


그래도 그래도..


원작만화처럼만 했어도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은 변함없다.


왜 우리나라 영화는 궂이 어거지승부를 내려고 하고 누구 하나를 타락시키려고 하고


거기다 억지 로맨스까지 만드려고 하는가..


상업성에 너무 치우치지 말고 좀 사람이 사는 이야기같은 영화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케이블 티비에 마케팅 좀 작작해라.


식객 특집방송이 하길래 영화보기전에 궁금해서 봤더니 영화를 볼 필요가 없을정도로 너무 다 나온다.


보실 분들은 티비에서 식객 얘기만 나오면 채널을 돌리시길..


요즘 티비는 스포질을 너무 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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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0 사라만두  
저도 플래시백의 향연엔 두손두발 다 들었습니다.
`억지스럽다` 란 느낌을 지울수 없었고
과정을 무시한 결과 일색엔
우리나라 사회풍토를 엿보는것 같아
내심 불쾌하기까지 했구요.
얼마전 음악영화들이 강세를 보인 이유가
영화에 묻어나는 자연스런 음악이라 봤을때,
음식영화인 식객이 맛을 보여주지 못했다는게
아마도 호평에 반하는 혹평의 이유가 아닐까 하네요.
1 안말순  
저도 중반부터 애국심 모정 등으로 해서 벅찬 감정으로 봤지만,,스토리가 매끄럽지 않아서 실망했어요,만화안봐도 이런데.
본사람들은 더 할듯하네요..
일본넘들이 그렇게 정의롭게 나온다는 설정도 말이 안되고,,처음부터 요리대결로만 나갈려고 했던것도 맘에안들고,,전 음식영화라서 보면서 음식에 관한게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냥 단순 대결구도라,,
어쩃든 애국심으로 보면 벅찬 감정은 있지만 그렇게 추천할 만한 작품은 안되요,..
1 안성태  
동감입니다. 저는 재밌게 봤지만 설득력있는 글이네요...

요 아래 식객"비추한다" 글과는 확연히 다른 글이네요..
1 jack  
그리고 상당히 어거지스러운것 하나가 대령숙수입니다.
원작자인 허영만선생도 대령숙수얘길 설정하긴 했지만
전국 어딜 뒤져도 손톱만한 사진한장이외엔 제대로 된 설명이나 자료를 찾을수가 없어서
자세한 묘사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다고 하셨는데
그 추상적인 인물을 아예 대놓고 중심에 놓아서
일본인이 정작 우리나라 역사에도 별 비중 없는 인물하나때문에
일제침략에 대한 사죄를 한다는것은 평소엔 애국이고 나발이고 전혀 상관 안하다가
누가 일본놈 같이 욕하자고 하면 벌떼같이 들고일어서는 한국인의 이상한 근성을 악용한 상술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일본을 무작정 옹호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덮어놓고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뭐가 어찌되었든간에 식객은 일본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방향으로 나갔어야 했다는게
또 다른 저의 생각입니다.
1 박정환  
난 소에게 너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할게 하면서 눈물짜는거 보고
이거 만든 감독쉐끼가. 아주 개쓰레기라는 걸 알아버렸다.
진짜 뻔뻔하지 않은가?
지금은 21세기닷. 관객의 가슴에 뭔가 찡한걸 .. 그정도로.. 유치원 애새끼들도 웃겠더라
특히  한국사람들,, 도둑놈도 대통령으로 뽑는 사람들에게 그런게 통하냐?
하여간 영화계나 게임계나.. 문화계는 재능없이 그냥 뻔뻔하게 돈 쉽게 벌어가는 쉐끼들이 너무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