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심.형.래. 존경합니다-

영화감상평

감독 심.형.래. 존경합니다-

1 gangfilm 6 3410 23
D-War .



개인적으로 판타지/SF 장르의 영화는 선호하지 않지만 '심형래 감독', 이 타이틀 하나만 보고 영화를 봤다. '영구와 공룡 쮸쮸'로 시작한 그의 괴수 영화에 대한 열정. 1999년 야심차게 내놓은 '용가리'는 심형래 감독에게 수많은 비판과 질책을 안겨줬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노력하여 2007년 'D-War'를 우리 앞에 내보였다.



이무기, 여의주, 용의 승천. 얼핏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소재들이다. 만화 드래곤볼이 연상되기도 하고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뭔가하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판타지라는 장르를 생각해 보면 이런 생각은 그저 편견, 선입관에 불과하다. 실제 생활이 묻어나는 영화들도 많지만 대개 영화란 우리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끔 해주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물며 장르가 판타지인데 이런 소재를 문제 삼으며 유치하다느니 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스토리의 미흡성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한국에서 나타났던 이무기가 500년 후, LA에서 다시 나타나는데 그 연결부분이 자연스럽지 않다. 판타지 영화에서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개연성이 약간 부족하다고 할까? 이 밖에도 약간 어색한 부분들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들어 맞는 편이다. 영화 초반부에 약간 산만한 전개로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이같이 아쉬운 측면들도 보이지만 'D-War'는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자체기술로 이러한 CG를 만들어 냈다. 자랑스럽지 않은가? 특히 LA 빌딩숲 속에서의 전투신은 할리우드 기술로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영화 곳곳에는 한국이 보인다. LA에서 어린 시절 이든이 여의주를 보게 될 때 골동품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의 조선시대 장면, 배우들의 대사 속 한국 속담, 엔딩 씬에서의 아리랑까지. 요즘 여느 세대처럼 애국심이라는 단어가 어색한 나였지만 아리랑이 울려 퍼지자 코끝이 찡했다. 영화 자체가 한국 전설인 이무기에 관련된 것이니 한국이 영화에 등장하는게 당연한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D-War'는 국내용 영화가 아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해 만든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어색함과 거부감을 줄 수 있음에도, 짧게 요약적으로 연출할 수 있었음에도 심형래 감독은 영화 속에 한국을 스며들게 했다. '게이샤의 추억', '라스트 사무라이'를 보고 서양인의 눈에 아름답게 비춰질 일본이 너무나도 부러웠던 나로서는 한복, 전통 가옥들이 나올 때마다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2003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줄곧 50% 이상을 기록해 왔던 한국 영화의 점유율이 올 상반기 50% 이하로 떨어졌다. 무엇이 문제일까? 영화 같지도 않은 영화들을 만들어 내면서 애국심이라는 거창한 명목으로 한국 영화를 보자고 외치는 것이 과연 옳은걸까? 현재 국내 영화 제작비 대비 배우들의 출연료가 말도 안되게 높지 않은가? 장르가 너무 획일화 되있지는 않은가? 시나리오와 연출에 더 신경 쓴다면 더 좋은 영화가 나올텐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심형래 감독이 존경스럽다는 것이다. 도전 정신. 한국 영화에서는 생소한 판타지 장르, 괴수 영화. 아무것도, 그 누구도 바탕을 깔아놓지 않은 곳에 그는 오래전부터 차곡차곡 탑을 쌓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객관적이지 못하다 욕해도 좋다.

쓸데없는 애국심이라 해도 좋다.

난 심형래 감독의 영화와 도전 정신을 사랑한다.


http://www.cyworld.com/gang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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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3 영화나 볼까  
  ^^
동감입니다.
1 삘마  
  쓸데없는 애국심, 잘 아시네요
1 임형진  
  이제 애국심으로 보는 관객들은 없죠...ㅎㅎ
1 삘마  
  없긴 왜 없소 . 솔직히 외국에서 만든 영화였으면 이 영화 볼 사람 몇이나 되오?
1 문종섭  
  요즘 세상에 애국심으로 영화볼것같나요?
애국심이 아니고 호기심으로 보겠죠.^_^
전 호기심
1 야누스  
  솔직히 애국심이 전혀 안들어 갔다는고는 볼수 없죠 하지만 애국심 보다는 과연 용가리에서 얼마나 많이
발전했을까 하는 마음이 앞서는 거겠죠 앞으로의 심형래씨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