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계보 - 참을 수 없는 독특함, 역시 장진!

영화감상평

거룩한 계보 - 참을 수 없는 독특함, 역시 장진!

1 Dark B;John 3 1922 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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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감상평 문체가 읽는이의 기분을 거슬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반말투, 대화체의 문체에 거부감을 느끼신다면 안 읽는게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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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장진 감독을 참 좋아한다.
유머를 주무기로 영화의 재미를 높이는 그의 영화들에 있어서 그는 다른 영화들과는 다소 차별되는 방식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엉뚱하다면 엉뚱할 수 있겠지만, 좋게말하면 독특한 방식을 구사한다고나할까?
그런 독특함 때문에 그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거다.

장진 감독의 신작, '거룩한 계보'.
'킬러들의 수다' 로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이후 여러 다른 작품들을 계속하여 봐 왔는데, 뭔가 유머의 코드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함을 갖추는 영화들을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라는 느낌이다.
특히 이 영화의 주인공과 동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아는 여자' 에서의 그것은 정재영, 이나영이라는 캐릭터들의 특성과 맞물려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했기에 이번 장진 감독의 신작인 '거룩한 계보' 역시 기대를 하지 않을래야 않을수가 없었다.
장진과 정재영이 만났지 않은가.

하지만, 정준호의 존재가 불안요소로 작용하여 다소 걱정스런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정준호, '투사부일체' 라던지 '가문의 영광' 같은 영화에서 반듯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의외로 개그캐릭터가 어울림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래도 그런류의 코미디 영화와 장진 감독의 유머는 상반되는 구석이 많다고 느끼고 있기에 과연 정준호가 장진 감독의 영화에서 제대로 엇박자 유머를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었던 거다.
또한 차승원+신하균의 전작 '박수칠때 떠나라' 가 의외로 장진식 유머를 실종시켜버려서 영화의 매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점도 '혹시 이번영화에서도?' 라는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영화 시작 얼마후 바로 그런 나의 불안은 단순한 기우에 불과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칼침 놓으러 찾아간 자리, 의례 이런 조폭들 영화에서 쉽게 등장하는 장면이지만, 역시 장진은 달랐다.
심각한 상황과는 상반되게 마치 그런 장면에서 지나치게 심각했던 기존의 조폭 영화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정재영을 통해 산뜻하고 깔끔하게 날려주는 장진식 유머는 역시 뭔가 남다른 면이 있었다.
또한 우려했던 정준호에 대한 부분도 정준호가 캐릭터를 자기식으로 잘 소화해내었다는 느낌이어서 괜찮았다. 물론 영화전체 캐릭터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느낌을 주긴했지만...

기본적으로 영화의 뼈대 자체가 조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전체적인 스토리도 이제껏 조폭 영화라면 다뤘을 이야기를 테마로 삼았기에 신선하거나 흥미로울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런 구태의연한 구석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매력적인 점은 뻔한 결과로 치닫는 그 과정에 있다고 하겠다.
특히 앞서도 말했지만, 장진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인 유머를 최대한 활용하여 영화를 흥미롭게 전개시킨다.

독방에서 절친한 사형수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장면이라던지 미국의 티비쇼 '프리즌 브레이크' 의 한 요소를 아주 코믹하게 차용한 면회장면, 죽음을 앞둔 사형수 방장 형님께서 깨끗하게 준비하고 죽음을 맞이하겠다며 새겨넣은 문신을 웃음과 울음의 장치로 사용한 부분, 정준호와 시비붙었던 "브라보" 공군 조종사가 후반부에 의외의 상황에서 격추당하며 계속 "브라보, 브라보..." 하던 부분에서 정말 기막히게 웃음이 터져나오게 하는 요소들이 영화를 비슷한 소재를 다룬 다른 영화들과 차별시키는 점이며 영화를 흥미롭게 만든 장치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외에도 영화 곳곳에서 남다른 언어구사와 아이러니한 상황 묘사로 웃음을 선사해줌은 말할 것도 없다.
'사랑과 우정' 이라는 팀 이름과 '사랑과 우정과 평화' 장면, 졸지에 대장이 되어버린 탈옥수 같은 것들에서도 피식하고 웃게 만드는 힘이야말로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고 느낀다.

그런 것들이야말로 쌍시옷과 육두문자를 남발하고, 때리고 맞고하면서 웃기려 드는 다른 조폭 코메디 영화와 차별되는 점이 아닐까?

또한 거의 영화의 90퍼센트 이상이 웃음으로 채워졌지만, 가끔 코끝이 찡해지게 하는 장면들이 신파스러운 연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방식으로 묘사해서 더욱 좋았다.
못이 등짝에 찍혔을 때 불을 끄고 하던 말이라던지, 애인이 면회와서 비보를 전해줄 때 욱하며 성질내던 정재영의 모습에서 웃음과 슬픔이 교차하던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해줬고, 앞서말했던 방장형님의 문신도 신선한 방식으로 슬픈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같은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장진 감독의 손을 거치면 뭔가 색다른 맛을 느낄 수가 있어서 좋다.
독특한 방식으로 웃음과 슬픔을 선사하는 '거룩한 계보' 는 분명 나에게 있어 또하나 만족스러운 장진 감독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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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유프린스  
참을수없는 독특함..참 맘에 드네여 ㅋ
1  
정말 좋아 하는 감독입니다. 홍상수 감독과 함께... 저도 오늘 보고 왔네요..
저도 대 만족..장진식 유머..넘 좋아요.^^
1 돌돌이  
네..장진 감독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장진 감독이 조폭 영화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그리고, 장진감독 마저 조폭영화를...이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색다른 전개 방식에 웃음과 감동이 같이 뭍어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