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Troy) - 떠들석하지만 감동이 없다

영화감상평

트로이(Troy) - 떠들석하지만 감동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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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영화로 보고온 '트로이'.

예고편의 다이나믹한 영상과 브래드피트의 출연작이란 사실에 엄청난 기대를 갖고 극장으로 출두.. 심야인데도 상당히 많은 인파속에 낑겨서 관람해야만 했다 -_-;

 우선 영화는 대부분의 서사영화가 그렇듯 상당히 길다. 이런 긴 런닝타임에도 불구, 영화는 전체적으로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잘 끌어간다.

 하지만 극중 브리세이스에 대한 아킬레스의 갑작스런 심정 변화 (그녀를 대한지 4분도 채 안돼 아가멤논에게 과민반응을 보이는 등)와 헥토르의 죽음에 너무나 갑작스럽게 슬퍼하는 등 인물의 행동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등, 장면장면의 설명의 부재로 난감한 부분도 없지않았다. 또 런닝타임을 고려한 처사였겠지만 파리스와 헬레네의 관계, 아킬레스의 약점등 영화에서 좀더 심도있게 다뤄줬으면 하는 요소들이 생략되어 아쉬움이 남긴다.

 극중 많은 인물들이 평면적이지만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고 특히 두 핵심인물인 아킬레스역과 헥토르역의 카리스마는 무시못할 정도이다. 그러나 중간 중간 삽입된 어설픈 멜로는 여주인공들의 존재감 부재에 힘입어(?) 시종일관 겉도는 느낌이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중점을 가지고 보았을 전투씬의 분량은 역시나 런닝타임의 대부분을 차지할정도로 과해보이지만, 엄청난 물량과 역동적인 화면 구성으로 시각적 황홀경을 만족시킨다.
 
그러나 관람내내 반지의 제왕 3부를 떠올리게 되는데, 본작과 달리 캐릭터와 아케이드성 중심임에도 불구하고 엇비슷한 개봉 시기와 장면 구성으로 비교를 하게 되는건 어쩔수 없었다. 분명 비슷한 규모의 대전투인데도 트로이의 그것이 비교적 지루했다면 그건 신화속 싸움이 다 그렇듯 너무나 단조로운 구성때문이었을까. 다양한 종족, 마법등 판타지적 요소가 있는 반지의 제왕과 비교를 해보면 분명 트로이의 전쟁씬은 그저 한쪽이 달려들면 한쪽이 방어하고 1:1전투로 마감하는 단조로운 구성의 반복과 전장의 부재(해변과 성문앞이 고작)로 약간은 시큰둥한 반응을 낳는다.

 또한 선과 악의 명확한 구분, 반지를 파괴하여 세상을 구하려는 명백한 전쟁의 당위성이 있어 감정의 격돌을 일으켰던 반지의 제왕과는 달리 트로이의 전투는 감정이입을 할수 없을정도로 동기가 하찮은 것이였다.(물론 단순히 세상의 정복이 목적이겠지만 고작 여자들의 차맛바람에 들고 일어나는 모습이 한심해 보여서인게 진짜 이유일수도..^^;;)

 그러나 이런 단점들을 영화의 탓으로 돌리기엔 설정자체의 부족함이 너무 큰 듯 하다. 너무나 잘 알려진 신화라는 제약을 극복해서 좀더 극적인 장면들을 만들어 내라는것은 무리한 요구일수도 있겠다.

 자잘한 약점들로 인하여 적어도 필자에겐 명작으로 남지는 못하겠지만 주연배우들의 열연과 시각 효과로 분명 볼만한 영화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영화의 진정 아쉬운 점은 너무나도 안성맞춤인 소재를 그저 '무난'하게만 만들어서 여타 뻔한 공식의 블록버스터의 공식을 이어받았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떠들석하지만 감동이 없다는 어느 평론가의 말에 동의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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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가나다  
  영화속 장면의 설명의 부재로 인한 급격하게 느껴지는 극중인물의 심리변화나 내용변화는 영화러닝타임의 한계도 있지만, 영화가 동양인이 아닌 그리스 신화, 특히 올림푸스 신들의 신화에 익숙한 서양인들에 의해 그들을 타켓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서양인들은 우리가 어릴때 선녀와 나무꾼같은 전래동화를 듣고,읽듯 그리스 신화를 듣고 읽습니다. 때문에 감독은 제한된 시간속에서 사소한 것들은 다 배제 시켰어도 그리스신화에 익숙한 서양인 들에게 영화를 이해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했겠죠.
전투신은 신화속 트로이 전쟁이 당시로서는 엄청난 전쟁이였지만, 당시 인구수가 적다보니..ㅡㅡ.
또한, 일리야드를 두세번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리야드는 원래 글로써는 재밌지만, 영상으로써는 재미없을 작품이기 때문에 그 한계를 보여준 듯한 느낌이였습니다..만약 일리야드 그대로 전투신을 재현했다면 '하드고어'영화가 된다는 문제점도..ㅡㅡ.
3 이원화  
  좋은 글 감사합니다...저도 이 영화에 몇 가지 불만이 있습니다...'일리아드'는 서양 문명의 깊은 근간 중 하나이면 너무 익숙한 소재인 것은 맞습니다만...그래서 더욱 이 영화의 평범함에 동의 할 수 없습니다...마치 1950년대 해석으로 보이기까지 하네요...신화란 소재는 얼마든 재해석이 가능함에도 평범함으로 일관합니다...딱, 미국 대중(청소년)의 수준에 맞춘 듯...그래야 흥행이 되겠지만...트로이 왕역의 피터 오툴을 제외하곤 인물도 너무 평면적입니다..드라마 적으로는 '헬렌 of 트로이'가 훨 낫더군요...
3 이원화  
  전투신만으로는 볼만하지만 사실 액션이라기 보다는 cg에 너무 의존한 것이 오히려 극에 대한 몰입을 떨어뜨립니다...청동기 시대 소규모 도시 국가들이 그런 대병력을 동원한다는 게 넌센스로 비춰지더군요...볼영화 없고 전투신 하나면 된다 라는 분들에겐 괜찮겠지만 그외에는 비추입니다...사실 개인적으로 전투 장면도 별로라고 생각합니다만....
3 이원화  
  아참,,,그리고 당시 그리스는 북방에서 내려온 야만인들의 정복자인 도리아 인들입니다...그들은 원주민을 노예로 삼고 그리스를 장악하지요...거칠고 호전적입니다...우리가 생각하는 그리스 문명은 아직....트로이와의 전쟁은 '헬렌'이 원인이아니라 에게해 무역권을 빼앗고 부유한 무역 조시 트로이를 약탈하기 위한 경제 전쟁 이었습니다....
1 울트라네이비  
  좋은감상평이네요 ^^ Good~!
1 봉구  
  떠들석 안하던데....헤헤
1 김옥열  
  감동은 없다? 개개인 마다 느끼는게 다러더군요. 저만 해도 별 감흥 없이 그저 볼만한 영화다 라고 봤는데... 제 여친은 가음 아팟다 그러더군요. ㅡㅡ;; (어디가 가슴 아픈지...) 그냥 영화 인데.. 그 시대는 어땟다. 라는 접근보다는 그저 즐기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1 박상길  
  흠 아킬레스의 약점을 자세히 표현 할수 없는 이유를 변호 해 보자면.

이 트로이는 신화로서의 트로이전쟁이 아니라 역사로서의 트로이 전쟁이기떄문에 반신인 아킬레스가 불사신이고 유일한 약점이 발 뒤꿈치이다 라는 설명을 하면 안됩니다.

까라서 파리스가 쏜 화살에 발뒤꿈치가 맞았다는 사실만을 표현해야 하는 거죠 ^^;

뭐 그래도 영화내내 나오는 신의 사랑은 받는 아킬레스 라는 표현에서 반신임을 알아 내는 관객과 신화를 아는 관객이라면 발뒤꿈치에 맞는 화살을 보고 즐거울 수 있는거죠 ^^;;

영화 자체는 님 말씀대로 정말 무난한 영화 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브래드피트 만나서 반가웠고.
반지의 배우들이 많이 보여서 또 반가웟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