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온 극장판. 굳이 수입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영화감상평

주온 극장판. 굳이 수입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1 치우천황 6 2189 0
일본산 호러의 특징 중 하나는 원한과 묵은 인과관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있다는 것이다.

우물에서 기어나와 티비로 튀어나오는 씬 하나로 유명해진 링을 비롯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들 대다수가 그러하니까..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호러 하나 만들면서도 도통 왜 무서운지 헛갈리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상상력의 제한을 두지않는 문화적 상황에서 피범벅과 사지절단이 난무하는 작품부터 심리공포물까지 그 완성도를 떠나 많은 시도를 해왔기 때문이다.

헌데 그러한 영화들 중에서 수입되는 것은 유독 링과 비슷한 성향의 심리공포물들뿐인 것은 어찌 해석해야 할까.

언제부터 호러가 피가 나오면 안되고 잔인한 장면도 드물어야하며 또한 고급스러워야한다는 강박증에 빠졌는지는 모르지만 이또한 같은 선상에 있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영화 주온의 극장판이 국내개봉되는 이유 역시 무섭다는 실질적인 이유 이전에 열거한 조건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일것이다.

주온은 아내와 아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아버지가 살던 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토시오라는 이름의 아들과 엄마의 혼령은 그 집에 지박령이 되어 이후 그집에 살게되는 사람들의 목숨을 가져간다.

영화 주온의 구성은 일반적인 것과는 좀 다른 편이다.

각각의 혼령에 의해 희생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컷을 나누고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끌어가는 인물. 즉 주인공이 없는 특이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억울하게 죽은 혼령의 복수라는 전제 아래 희생자들이 죽어야하는 개연성 역시 세밀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아니 아예 할 의도가 없어 보인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만 혼령이 어디서 등장할지 뻔히 짐작하게 만드는 오류에서 벗어나 희생자가 가장 무서워할 시점에 맞춘 것은 괜찮아 보인다.

그리고 혼령이 등장할때 들리는 기괴한 소리를 비롯 사운드의 배치는 충분히 공포스러움을 배가시키는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각 인물들로 분산된 이미지들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즉 원한이 그들에게 전이되어야 하는 당위성이 없기에 공포는 혼령이 나타날때의 깜짝쇼에 그친다.

아울러 일단 무서운 장면의 정해진 타이밍을 읽어낸 뒤부터는 많이 반감된다 할 수 있다.

시간의 흐름 또한 인물들에게 생긴 소소한 사건 위주로 배치를 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끔찍하게 생긴 혼령이 나타나고 음악만 살벌하면 무섭다고 생각하는지 몰라도 처음 살해사건과 연관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무의미한 복수를 호러의 문법으로 치장을 한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물론 먼저 만들어진 주온의 비디오판과 일정한 연관이 있어 그것을 봐야 풀리는 부분일지는 모르나 분명한것은 수입까지 해야할 정도의 영화는 아니라는 것이다.

주온은 현대에 아직까지 존재하는 아날로그의 세계에 귀를 기울인 영화인 샘이다,

그리고 그 세계는 일본인들의 의식 한켠에서 계속 재해석되어지고 있는 어쩌면 그들만의 것인지도 모른다.

겉포장만 보고 쉬이 수입을 하기전에 그러한 문화가 자라나게된 토양부터 봐야 되지 않을까.

영화를 만드는 감독 또한 얼마전 개봉한 장화와 홍련처럼 무의식에서든 아니든 관습적 모방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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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신재현  
  주온..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신 줄 압니다. 이런 영화를 수입하지 않는 것 또한 이상한 일이 아닐까 싶네요.. 비디오 편은 이미 봤습니다. 뭐 생각보다 영화 볼 때는 무섭지가 않더라구요. 근데. 소재가 넘 특이해서 그런지 고양이 소리를 들을때 마다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나곤 합니다. 너무 막연하고 사건사건이 옴니버스로 이루어저 영화의 몰입도가 없어서 그렇지 꽤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1 비트문  
  글의 내용은 상당히 좋네요.. 하지만..수입을 하지 말아야하는 이유는 빈약한것 같습니다. 그런 식이라면..때려부수기만하는 헐리우드 영화는 왜 수입하나요? 영화내용과 수입여부는 분명 관련이 있지만, 여기선.. 뭔가.. 상관없는 것 같습니다.
1 김도영  
  히야 치우천~~항님 오랜만이네욥.. 정말 오랜만에 글남긴거 아닌가요
 평론가 수준의 글을 매번 올려주시더니.. 반갑습네다 .. 한때 치우천항
`~~~ 님  매냐였을대도 있었는데 ..
1 김명진  
  우리영화 장화홍련도 흥행하면 일본에서도 수입할겁니다..여러사람이 보는데는 그들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죠..재미로든 구성이로든
주원도 그런의미에서 수입해서 볼만하다고 생각됩니다..물론 거액의 돈을 들였다면 문제겠지만 일부 헐리웃영화에 비하면 약하죠
분명 주원은 제가 공포영화에서 흔히  느끼지 못한걸 느끼게 해줬습니다
그 느낌을 혼자가 아닌 여러사람과 극장에서 볼날을 손꼽아 기다렷구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의 수입은 제게 환영할만 하네요~
1 정도현  
  쓰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심리공포물이 고급스러운게 아무래도 사실이고, 보는 사람으로
하야금 공포를 느끼게 하기는 힘든게 또한 사실이니까요..
그런 공포물들이 신기하게 느껴지고 또 호기심도 더 많이 가서 더
보고 싶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폰도 참 잘 만든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들
었습니다. 공간공포의 공식을 충분히 잘 활용했으니까요..
물론 어떤 분들은 너무 공식에 충실하다보니 진부하다는 말씀도 하십니다만..
주온의 경우에는 문화적 코드가 다른 서양에서도 이렇게 무서운 영화는 처음 보았다는 전문가들이 많을 정도로 완성도가 상당한 작품이므로 굳이 심리공포의 고급스러움을 들지 않아도 수입해서 볼만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사지절단에 잔인함으로 스크린을 빨갛게 물들이는 영화는 과거에 너무 많이 나왔으니까요.. 그것도 시리즈물로.. --;
여담이지만, 문화적인 차이로 말마임아 다크니스는 별로 무섭지 않았거든요. 그 작품도 천황님께서 말씀하신 심리공포의 일종이었는데도 말이죠.. 제 생각에는 주온보다도 왜 다크니스같은 작품이 수입되었는지 더 궁금하더군요..
1 김규정  
  수입할 필요 운운은 좀 오버인듯... 별 허접 쓰레기 영화들이 양산되는 현 실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