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라레 [영화 안보신 분은 조심하세요-줄거리 있음]

영화감상평

사토라레 [영화 안보신 분은 조심하세요-줄거리 있음]

1 감우현 0 4711 0
사토라레를 처음 접한건 작년(2001년)에 만화책으로 먼저 읽었습니다.
한글로 번역된 만화책은(아래 사진 참조) "돌연변이"라는 친절한(?) 제목으로 출판되어 있습니다.
음... 만화책은 처음엔 별로 재미가 없었는데, 설정 자체가 흥미로와서 계속 붙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에피소드가 늘어 갈 수록 스토리에 자세가 잡혀가면서 재미가 늘더군요.

103954_ani36.jpg

만화책에 대한 리뷰는 시네21만화조선에 컬럼형식으로 소개된 글이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사토라레에 대해 여러분들께서 올려주신 내용에 공통적으로 "이게 말이 되는가?"
혹은 "이런 현상을 이해 할 수 없다..." 라고 하셨는데
저도 만화책으로 처음 읽을 때 그와 비슷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뭐 이해하자면 그 까짓꺼 이해 못할 것도 없잖은가요? 이 보다 엉망인 설정의 영화들도
부지기 수였고, 뭐 저 같은 경우야 만화를 먼저 접했으니 이해는 단박에 됐다고 봐도 무관하달까?
설정에 접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또, 영화 초반에 사토라레에 대한 설명을 영화적인 내용곡선 안에 나름대로 잘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부류의 영화는 많이 지적하신데로 모두 다 알고 있는데 혼자만 모르는 경우
(사토라레, 트루먼 쇼 등)와 모두 모르는데 "나 혹은 우리"만 알고 있는 경우(12몽키스, 세븐사인 등)
라는 설정이 많은데 그 중 후자의 경우가 조금 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많은 영화에서 많이
차용되어 왔습니다.

또한 액자구조로 되어있는 사토라레 캠페인, 그리스 신화속의 메두사 이야기와
주인공의 등장 등의 장면을 통해
"누가 사토라레인지를 찾는"-찾을 필요도 없습니다만- 이야기가 아니라
"사토라레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따라가는 스타일이라 관객의 입장에서는
영화속의 자잘한 에피소드를 따라가는 정도의 몰입이 가능하다면
조금씩 공감하는 부분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영화를 보던 중 '내가 사토라레를 만난다면?' 혹은 '내가 사토라레라면?' 이라는
가정을 하기 시작한다면 이 영화를 "아주 재미있었다"와 "그저 그랬다" 또는 "재미없었다"가
구분되는 분기점 역학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고비를 잘 넘기신 분이라면 다음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실꺼라고 믿습니다.
103908_ani36.jpg 영화속 켄이치의 만화버전
[영화 안보신분은 아래 내용은 피해가셔요~ 읽고 저 한테 화내시지 말구요...]

[줄거리]

주인공인 사토미 켄이치(안도 마사노부 분)는 사토라레로서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러나 정부의 사토라레 보호기관(자위대 소속인 것 같죠?)은 코마츠 요코(스즈키 쿄카 분)
일급 장교를 파견해 켄이치가 왜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지를 알아낸 후 이를 적절히 이용해
국립의약연구소로 보낼 구실을 찾도록 한다. 사토라레는 예외 없이 극단적인 천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켄이치가 의학연구소에서 에이즈 치료약품 등을 개발하게 하는 것이 기관의 실질적인
목적인 것이다.

요코는 병원 내의 여러 문제 특히 켄이치의 짝사랑 상대인 카와카미 메구미(우치야마 리나 분)를
짝사랑 하는 것을 깨는 작전과 메구미에게서 요코로 짝사랑의 대상이 변한 켄이치를 위로하기 위해
무인도 여행을 계획하고, 무인도에서 자살한 줄 알았던 첫 번째 사토라레와 만나게 된다.

요코는 첫 번째 사토라레와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고독에 대해 결국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켄이치를 멀리하게 된다. 외과의로서 수술에 단 한번도 참여하지 못한 켄이치는 의사로서 성공할 수
없는 현실에 봉착하고 결국 국립의학연구소로 떠날 결심을 한다.

그러나 켄이치의 하나 밖에 없는 할머니가 말기 췌장암이라는 사실을 병원관계자들이 모두 숨기고,
기관에서는 애초에 목적한 대로 연구소로 떠나게 된 것에 만족하는 사실에 요코는 분노한다.
사토라레도 인간으로서 최소한 자신의 의지에 따른 선택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요코는 떠나는 켄이치에게 할머니가 말기 췌장암이라는 것을 밝히는데...

캬~ 아무래도 마지막 내용까지 쓰면 안될 것 같네요... 양심에 찔려서리...

[감상평]

일단 일본영화 답게(?) 상당히 깨끗한 화면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무리한 점프컷 등이 없기
때문에 보는 이가 머리 쓸일이 별로 없이 그냥 보고있기만 하면된다.

만화와 비교하자면 주축이 되는 에피소드인 사토라레 의사에 대한 이야기에 아주 조금씩
다른 에피소드의 장면이 적절히 삽입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는 구로자와 아키라의 라쇼몽에서 원작인 아쿠타카와 류노스케의 라쇼몽과 또 하나의
소설을 적절히 섞어 놓은 것이 유효한 것과 마찬가지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나앗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만화에서 설사병이 생긴 사토라레의 이야기와 첫날밤을 치르는
사토라레의 이야기(평균 반경 10m 거리까지 들리는 사념파가 너무 흥분한 나머지 2㎞까지
들렸다는... ^_^ㆀ)가 더 재미 있었지만 영화로서는 이 에피소드를 선택한 것이 매우 잘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좀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휴머니즘... 다양성의 인정 이런 부분까지 확대되어야 할 내용이지만
영화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만든 것이 구지 그렇게 까지 생각을 확장하지 않아도 단지
나라면... 혹은 내 주변의 일이라면... 이라는 가정만 가지고서도 생각해 볼 꺼리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Big brother 행세를 하려는 정보통신부 처럼 무리수를 두지 않더라도
벌써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무인감시카메라와 개인의 신용정보 등을 이용한 범죄 등이 발생하는
요즘이다. 나라고 다른 사람이 감시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는 건 아니란 얘기다. 포르노의
몰카류가 속출하는 요즘이다. 까딱 잘못하면(?) 스타가 되는 수가 있는 것이다...

여튼 특이한 능력(생각해보면 굉장한 능력이다... 좋은 쪽으로 활용한다면 목 안아프게 떠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을 가진 특이한 케이스를 말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족쇄는 그것 뿐만이
아니다. 발군의 천재성 또한 그들의 발목을 잡는 저주받은 재능일 수 있는 것이다.
나도 저리 공부 한 번 잘해봤음... 하는 생각을 늘 했으나 이 영화 본 후로는 기냥 살던데로 사는게
좋을 듯 싶다하고 맘을 돌려먹었다. 그런데 왜 이리 슬픈거냐...? ㅠ_ㅠ

어찌보면 해피엔딩에 "인간은 자신의 의지와 신념을 통해 길을 만들어 간다."라는
보편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지만, 보통사람의 평범한 선택이 아니기 때문에
그 여운이 남는다는 생각을 해본다.
첫 번째 사토라레의 말 처럼 사토라레들은 주위의 사람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메두사"와 같은 존재
라는 인식과 영화의 말미에 요코가 "메두사"전설의 다음부분에서 "메두사"의 피를 통해 태어난
"페가수스"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핸디캡으로 느껴졌던 부분을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점이 따뜻하게 느껴(그런 의도로 만들었겠지만)졌다. 누구나 단점은 있게
마련이잖은가?

마지막으로 캐스팅에 대해 잠시 언급하자면 전반적으로 유효적절한 캐스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잘생겼지만 조금은 부족한 듯한 모습의 안도 마사유키와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에서 라디오 작가로
분했던 스즈키 쿄카의 새로운 모습이 잘 어울렸고 무엇보다 조연들의 연기가 참 좋았다고 생각된다.
특히나 카와카미 메구미역을 맏았던 우치야마 리나는 예쁜 것이 어헝헝~♬ -_-ㆀ 이었음을 밝히는
바이다... 그렇다... 본인 좀 밝힌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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