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허공에의 질주(running on empty)

영화감상평

[영화감상]허공에의 질주(running on empty)

1 박대웅 2 5601 4
안녕하세요...hi-d입니다...^^
처음 올리게 되는군여...시간이 되면 좋은 글 많이 쓸께염...


허공에의 질주 (running on empty)
                    "우리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것"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종전의 저급한 헐리웃 드라마와는 다르게 사회와 가족 그리고 개인의 문제를 담고 있다는 것, 그리고 현실 속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신념(혹은 사상)이라는 것이 어디까지 유효한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물론 이 영화는 그의 이름처럼 우리에게 영원한 23살의 젊은이로 남아버린 "리버 피닉스"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영화를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60년대 반전운동의 선두에 섰고 끊임없는 투쟁으로 15년간을 쫓기는 삶을 살아온 부모와 단지 가족의 구성원이라는 이유 때문에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포기해야 했던 자식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영화가 주는 감동만큼이나 전해주려 했던  역시 단순하게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다. 주제가 무거운데 반해 영화의 진행은 매우 섬세하고 차분한 진행을 따르고 있는데. 그것은 이 영화에서 차지하고 있는 음악의 비중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영화에 등장하는 주 인물들이다. 
아버지(아더 포프): 전형적인 반전운동가이자 사회주의자이다. 그의 투쟁의지는 변함없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15년의 도피생활에 대해 조금씩 회의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가정에선 변함없이 강직한 가장이다.
어머니(애니 포프): 남편과 같은 사상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다소 현실적이고 아들의 장래
를 자신의 사상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들(대니 포프): 자신의 삶을 찾으려고 하지만 가족을 생각하고 꿈을 접으려 한다. 그로
인해 항상 의기소침해 있지만 음악과 친구를 통해서 현실을 극복하려고 한다.

영화에서처럼 도피하는 삶은 항상 고달프기 마련이다. 6개월마다 이름과 머리색을 바꾸어야 했고 2살 때부터 줄 곧 도피생활을 해 왔다. 하지만 부모의 신념은 여전히 확고하다. 자신들과 자식들의 인생을 저당 잡혀가며 하는 일이 곧 사람들을 위하는 일이고 세상을 위하는 일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있어서 이 험한 세상은 가족의 유대감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있다.
큰아들 대니에겐 I.D카드는 물론이고 학적부 조차 없다. 그의 태도는 항상 망설이고 주저하며 사람을 깊이 있게 신뢰하지 못하는 약점을 갖고 있다. 그가 항상 가까이 하고 있는 음악은 오히려 그에게 더욱 절망감만을 안겨 주고 있으며,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열어놓지 못한다. 어느덧 그는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야 할 17살이 되었다. 하지만 가족은 그의 길을 쉽사리 열어주지 않는다. 가족의 사랑을 위하여 그는 자신의 꿈과 이상을 포기해야 한다.
그의 부모는 아들의 길을 막아서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하나의 조직이라
는 틀 속에 가두려한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음을 그들은 인식한다. 은행을 털다가 죽
게 된 동료의 죽음으로 그들의 신념은 조금씩 현실과 타협하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투
쟁인가에 대한 의문들과 왜 자신들이 그 무거운 짐을 져야 하는가에 대한 반성이 일어난다. 사실 영화를 보면 아더의 완고함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때로는 사상에 묻혀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인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영화 곳곳에서 그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인물이다. 어느 날 취해서 들어온 그는 자신의 운전면허와 징집번호를 외우면
서 "내 이름은 아더야, 폴이 아니야" 라고 흐느낀다. 물론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한 가장으
로서의 외로움과 가족에게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 받고 싶어하는 인간적인 모습은 사상과 이념을 뛰어넘어 한 인간으로서 살고싶어하는 그의 바램일 것이다. 결국 그가 갖고 있는 사상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위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그 주체가 사람이 되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때로 사람이 주체가 되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신념에만 매몰되어 있다 보면 자연히 사람은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인간 개개인은 이념에 억압받아서는 안 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우리 모두는 행복하게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이념 그 자체의 궁극적 목표 역시 그 권리를 위하여 존재해 왔다. 하지만 이념의 과도한 집착은 이념을 위한 이념이 되어버렸다. 이념 그 자체로 인해서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되었고 그것은 영화 속의 가족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을 어떤 면에서 본다면, 현실과의 공존이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
신념은 현실과의 적절한 조화 아래에서만 그 본연의 가치를 바랄 수 있음에도 선뜻 현실과
의 조우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런 생각은 자칫 타협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하
지만 조화와 타협은 엄연히 다른 의미이다. 영화 속에선 이들이 보여주는 현실과의 조화가 잘 나타나있다. 그것은 마지막 엔딩 부분인데, 자신들이 갖고있는 신념들을 깨트리지 않고서 아들이 나아갈 삶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그것이다.
떠나갈 때 아더는 대니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우리는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일을 해냈다. 너도 인간에게 무언가 도움이 될만한 일을 찾아
봐라, 아마 너희 시대에도 그런 일이 있을 테니까!"
그렇다, 현실에 대한 투쟁의 방법이 자신들과 같은 강경한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들에게 전해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인간을 위한 투쟁이어야 함을 이야기 한다.
또 하나 감명깊은 장면이 있다면, 애니가 대니의 문제로 15년만에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이
었는데, 그녀는 "아버지는 제국주의의 돼지이고, 인종차별의 원흉"이라고 말하며 떠났지만
이젠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다시 떠나게 된다. 울먹이는 늙은 아버지를 뒤로 한 채 떠
나가는 애니의 모습은 사상가와 그 가족이 짊어져야 하는 고통이다. 하지만 궁극적 화해를 이끌어낸 점에서 우리는 감독의 의도가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는 세상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겐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고, 영화를 보는 내내 따라다녔던 질문이었다.
아직은 사회에 편입되지 않은 학생의 신분이지만 곧 무언가 세상을 위해서
그리고 사람들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무엇이 되던지 어떤 일을 하
던지 관계없이 혹은 그들과 같은 투쟁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항상 그들과 함께 하겠다는 작은
신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이상 hi-d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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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G rock  
하이디님 반가워염...좋은 글...좋은 영화 소개였습니다....감사합니다...^^*
1 성대정  
fire and rain  이었죠..아마  노래..
 애니가 아버지 만나는 장면도 오래 기억에 남고 마지막에 자전거를 내리라고
 말하는 아더..야구는 나의 인생이야..혹은 기타는 나의 인생이라고 주장(?)하던
 대니의 모습 ..아무튼 기억에 오래 남는 좋은 영화 였읍니다.
 개인적으론 소장하고픈 영화 목록 1번 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