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게 , 낮게, 아름답게

자유게시판

낮게 , 낮게, 아름답게

10 르노 1 8719 10
15분 자막 오타 수정중에. 잠깐 올립니다.!

그녀는 키가 아주 작았습니다. 그녀는 나의 여고 동창생이었고 말수는 적은 편이었느나 사려가 깊어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키가 작은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요즘 웬일인지 키가 더 작아 보입니다.

나는 커피숍에서 함께 차를 마시다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그녀가 굽이 없는 신발을 신고 있었던 겁니다.

투명하게 비치는 유리탁자 아래로 들여다 보이는 그녀의 구두는 낡고 초라했습니다.

그녀는 늘 검소하긴 했지만, 그리고 그런 그녀를 사랑했지만 나는 이 친구에게 새 구두를 한 켤레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무턱대고 매장으로 끌고 가는 나를 보고 그녀는 잠시 난감해 했습니다.

"아무거나 골라봐, 선물이야. 지난 번 네 생일에 선물 못해줬잖아. 이건 어떠니?"

나는 매장 한쪽에 진열되어있는 키높이 구두를 그녀에게 권했습니다.

나는 처음부터 그녀에게 키 높이 구두를 사줄 생각이었습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그녀가 초라해 보이는게 싫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고개를 저었지요

"왜? 디자인이 마음에 안드니? 그럼 이건 어떤데?"

난는 그 옆의 다른 구두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래도 그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녀가 고른 것은 별로 튀지도 않고 굽도 높지 않은 그저 평범한 구두였어요. 나는 마음이 썩 좋이 않았어요.

"왜 그러니, 넌? 키가 커도 다들 더 높은 구두를 신으려고 안달들인데... 너도 예뻐 보임 좋잖아, 그렇지 않니?"

나의 이런 투정을 받아주며 친구는 "나는 그냥, 낮은 구두가 좋아."라고 또 담담히 웃었습니다.

헤어지면서도 나는 초라해 보이는 그녀의 외모에 내내 마음이 쓰였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 나는 우연히 종각역에서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지요. 그러나 나는 그녀에 다가설 수가 없었답니다.

그녀의 옆에는 그녀보다 훨씬 더 작은 남자가 그녀의 손을 잡고 서 있었던 겁니다. 멀리서 보았을 때 나는 그녀가 그녀의 조카를 데리고 나들이를 나온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는 이내 모든 것을 알아버렸죠. 그녀의 손을 잡고 있는 그 사람이 바로 그녀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란 걸...

그녀는 내가 사준 굽이 낮은 구두를 신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날 왜 그리도 내가 부끄럽던지. 차마 친구 앞에서 나서지도 못한 채 멀리서만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지요,

낮은 굽의 그녀가 낮은 키의 남자 앞에서 낮게, 낮게, 아름답게 웃고 있어서 나는 그만 눈물을 흘릴 뻔 했습니다. 굽이 낮은 신발을 신은 그녀가 그때만큼 아름다워 보인 적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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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오핑  
이 시간 르노님.. 몹시도 초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도 못주무셨었다시지만,, 약속은 약속이라며 아주 열심히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