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천국의 아이들] 구두 찾아나선 남매의 따뜻한 童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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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천국의 아이들] 구두 찾아나선 남매의 따뜻한 童心

1 최석진 0 13868 4
낯설지만 가슴 찡한 이란 영화 한 편이 한국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잃어버린 구두 한 켤레 때문에 벌어지는 작은 사건을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는 마지드 마지디 감독의 ‘천국의 아이들’이 바로 그 영화. ‘천국의 아이들’은 99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것을 비롯해 캐나다 몬트리올영화제와 이란 파지르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천국의 아이들’은 여러가지 점에서 한국에 이란영화 열풍을 몰고왔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연상시킨다. 친구의 숙제장을 들고 낯선 마을을 찾아 헤매는 ‘내 친구…’의 아마드와 잃어버린 구두 때문에 쉼없이 뜀박질을 하는 ‘천국…’의 알리는 한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난 형제 같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소년들의 행로를 쫓다보면 뭔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삶의 진실이 가까워지는 걸 느낄 수 있다는 것도 두 영화의 닮은 점이다.

영화는 주인공 알리가 한 켤레밖에 없는 여동생의 분홍색 구두를 잃어버리면서 시작한다. 불안감에 휩싸인 알리와 여동생 자라는 이 사실을 부모님께 알리지 않은 채 구두를 찾아나선다. 그러던 어느날, 자라는 교정에서 자신의 구두를 신은 아이를 목격한다. 그러나 어린 남매는 끝내 구두를 돌려달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자신들이 보기에도 그 아이네 집은 너무나 가난했던 것이다.

이 영화의 백미는 상처투성이인 알리의 발과 그 주변으로 모여든 금붕어를 클로즈업한 마지막 장면. 다 떨어지고 헤진 구두 한 켤레 때문에 생긴 일로 웃음을 머금었거나 가슴 졸였던 관객들은 이 라스트 신을 통해 묘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된다.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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