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그리운바다 성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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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 그리운바다 성산포

10 르노 0 17032 26


제가 젤루 좋아하는 시 입니다.

이생진님에 그리운 바다 성산포

고딩때 부터 지금까지.. 줄곳 한번두 손에서 떼본적이 없는 시집입니다.

12. 술에 취한 바다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24. 바다를 담을 그릇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순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27. 귀신같은 인상

첫 눈엔 무섭다가
차츰 친해져 버리고

그 절벽
그 굴곡
그 무식
그 잔인

첫 눈엔 무섭다가
차츰 친해져 버리고

38. 수평선

맨 먼저
나는 수평선에 눈을 베었다
그리고 워럭 달려든 파도에
귀를 찢기고
그래도 할말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저 바다만의 세상 하면서
당하고 있었다
내 눈이 그렇게 유쾌하게
베인적은 없었다
내 귀가 그렇게 유쾌하게
찢긴 적은 없었다

32. 감(感)

바다가 산허리에 몸을 부빈다
산이 푸른 치마를 걷어 올리며
발을 뻗는다
육체에 따뜻한 햇살
사람들이 없어서
산은 산끼리
물은 물끼리
욕정에 젖어서
서로 몸을 부빈다



28. 기암절벽

한자리에서 너무 오래 기다리는
기암절벽
이제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도 되었는데



40. 승리

투항하라 그러면 승리하리라
아니면 일제히 패배하라
그러면 잔잔하리라
그 넓은 아우성으로
눈물을 닦는 기쁨
투항하라 그러면 승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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