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우리나라는 호칭이 다양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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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우리나라는 호칭이 다양한 거 같습니다.

22 박해원 24 885 1

일본 영화 자막을 만들 때 항상 딜레마인 게 거기선 ~상(さん)을 붙혀도 존칭이지만 

한국에선 ~씨라고 하면 어감이 뭔가 이상하잖아요. 존댓말을 위한 반말이랄까요?

더욱이 일상물이면 몰라도 상하관계가 엄격한 직장물~회사물의 경우 그 느낌이 더 쎄하죠.

이럴 경우 스크립트를 뒤져가며 그 사람의 직책을 찾아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이

전무한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할지 곤란하네요. 최근 작업하다 제동걸린 '신문기자'같은 경우 

전 근무처 상사까지 나오는데 영자막도 포기했는지 san이라고 칭하더라구요ㅋㅋ 

그러고보면 한국은 참 호칭에 민감한 거 같습니다. 우리가 큰아버지, 작은 아버지, 삼촌, 숙부, 

백부, 고모부라고 부르는 건 미국(영국), 일본에선 Uncle, 오지상으로 통칭되는데 말이죠. 

그런데도 선생님, 사장님같은 표현은 좋아하고 즐겨쓰는 아이러니함도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자신이 선생님, 사장님이 아니면 그렇게 불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는 건 호칭의 다양함은 우리의 오래된 예의와 경어, 배려에 의한 것도 있지만

자존감, 소속감도 한몫하는 거 같네요.

그런데 왜 ~씨가 존칭을 벗어난 건지는 의문이네요. 특히 '박씨'라고 하면 시골이나 일터에서

주로 쓰이는 표현이 됐는데 창씨 개명에 목숨 걸고 싸워왔던 한민족이 무슨 연유로 차츰 '씨'의

본디 의미를 변형시켰는지 모르겠습니다. 음... 그냥 궁금한 거에요ㅋㅋ 그렇다고 님은 너무

무겁고 그 중간 표현은 없고, 그러다보니 알맞은 직책을 찾아야 하고... 그렇다고 유추만 

줄곧 할 수도 없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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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Comments
10 다즐링쇼트  
~씨 라고 부르면 싫어하더라구요 자기한테 하대한다나 ㅋㅋ 사실 ~씨 하는게 하대는 아닌데 사람들이 전부 아랫사람 취급한다고 생각하니 잘 사용안하는 호칭이에요... 사장님 선생님이 가장 무난하죠 ㅋㅋ
22 박해원  
그러게요. 근데 그 호칭도 나이 봐가면서 해야 한다는 게 참ㅋㅋ '삼촌' 이것도 듣는 사람에 따라 거슬리고..
17 달새울음  
'당신'도 상대를 높여 부르는 이인칭 대명사인데 쓰임에 따라 쌈박질 나죠ㅋㅋㅋ
22 박해원  
저 고딩때 과학쌤이 수학쌤한테 '당신이 왜 거기서 나와?'라고 해서 싸움나는 줄 알았던 적이 있네요ㅋ
8 패트릭제인  
편의상 그렇게 번역을 하기 때문에 많이들 오해를 하시던데 씨 가 윗사람에 대한 존댓말은 아니죠.
그 용어가 안 떠오르는데...  씨 는 윗사람이 성인인 아랫사람을 격식있게 불러주는 말입니다 어린 사람들에겐 보통 군이라고 하죠
아니면 공식적인 자리에서 누군가 모르는 사람을 격식있게 호칭해줄 때 쓰는 말입니다.. 라고 알고 있습니다 ^-^
하대는 아니지만 동류이거나 아랫사람에 대한 공손한 표현이다 보니 윗사람에게 쓰면 실례입니다
22 박해원  
네, 저도 분명히 '씨'의 높임말이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습니다만 떠오르는 게 전혀 없는 걸 보니 보편화가 일절 안된 문어체일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옛날분들은 즐겨 쓰셨겠죠
S 푸른강산하  
외국인이 우리말 배우면서 가장 힘들어 하는 게 호칭이라고 하죠.
하긴 요즘 아이들에게 당숙이 어떤 호칭인지 물으면 닭백숙에 당근을 넣은 거냐?고 되묻는 답니다. ㅋ~
22 박해원  
그러게요. 넘 다양하죠? 마치 갯수 세는 칭호처럼ㅋㅋ
12 블랙헐  
이 글에서도 세종대왕님이 대단하심을 느낌니다.
허나 변천사가 있으니 어쩔수 없는 부분이 있죠. 너무 정성스럽게 자막제작 해주시는 것이 눈에 선합니다. 고생해주셔서 고맙습니다.
22 박해원  
별말씀을ㅋㅋ 영화가 재미가 없으면 자막도 만들 이유가 없겠죠~ 좋아서 한 일이니 너무 띄워주지 마시와요ㅋㅋ
12 블랙헐  
엇~ 그런 기분 드셨어요 ?  제 전문입니다.
S 맨발여행  
굳이 한국식으로 호칭까지 번역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일본인들 방식대로 '상'으로 통일해버리죠.
그래야 더 분위기가 살 거 같네요.
22 박해원  
뭐 저도 상으로 표기하면 편하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수많은 애니나 일드 자막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냥 제 입장에선 오롯이... 한국의 정서상 어떻게 하면 왜색 없이, 일본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볼 수 있는 자막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한 말입니다ㅋㅋ 물론 대다수의 국민들이 '상'의 의미에 대해선 알고 있을테고 거기에 구애받는 것도 피곤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Sub자막에서 상을 쓴 경우는 목격한 적이 없고 그 사람들도 나름대로 고심해서 그런 결과를 내지 않았을까 해서 이런 글을 남기게 됐네요. 그렇다고 제 정치색이 그쪽을 향해 있는 건 아니구요. 그저 한국어 자막으로서 파해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제 생각을 적어본 것입니다
S 맨발여행  
제 경우 일본 영화는 아무리 애써도 정서적으로 감정이 이입되지 않더군요.
한국식으로 번역된 자막이면 이질감이 더 컸던 기억이 있어서 댓글을 그렇게 적었습니다.
17 oO지온Oo  
다 이해되는 내용이고 댓글들도 모두 공감되는 내용이고..
저는 그래서 [~ 상] 은 그냥 [~ 상]이라고 번역합니다. 번역 포기라고 할까 그런 것이죠. ㅋㅋㅋㅋ

저에게 또 왜 [~ 상]을 [~ 씨]라고 번역하지 않느냐던 어이없는 사람이 생각나는군요. ㅋ
그렇게 자신 있으면 직접 번역하고  [~ 상]을 [~ 씨]라고 번역을 하건 콩을 구워먹건 알아서 할 것이지..
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 상]을 [~ 씨]로 번역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 저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질문 자체가 어이없는 것이라서 일본어 조금도 공부해 보지 않은 사람이란 것은 그냥 보이는 것이고..
설령 일본어 공부를 했던 사람이라면 일본어 기본도 전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되더군요.

사실 일본어 공부 해본 적도 없고 기본도 전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은 바로 저입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제가 보기에도 어이없는 질문이었음.
22 박해원  
그 사람은 닭도리탕을 왜 닭볶음탕이라고 안하냐고 따질 사람입니다. 와사비를 기어이 고추냉이라고 해야 속이 후련한 사람이구요. 사실 닭볶음탕의 도리는 鳥가 아니고 도리치기라는 순수 우리말이고 와사비도 식물을 의미하는 건데 그걸 어거지로 바꾸려고 발악하는 건 정부의 이데올로기에 놀아나는 빈수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한국어로 설명이 안되는 단어가 있잖아요. 일재 잔재 청산이라고 막연한 것까지 뜯어고치다간 언젠가 닭도리탕같은 순수 한국어도 죄다 피해입을 거 같네요
17 oO지온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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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맨발여행  
일본인이 한국인 될 수 없듯이
'상'이 '씨'가 될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정서상 차이를 둔 상태의 번역이 이상적이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22 박해원  
일리가 있네요. 억지로 끼워맞추는 것보단 차이를 인정하는 편이 더 유연할테니까요
17 oO지온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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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백마  
성은 혈연으로 정해지는 개념이고 씨는 지연으로 정해지는 개념으로.
남자에게만 씨를 붙이고 여자한테는 붙이지 않은 이유는 족보상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지금이야 족보라는게 무색하지만요.
17 oO지온Oo  
애매했던 개념을 좀 더 확실하게 정리해 주시는군요.
아, 질문이 하나 바로 떠오르는데..
현대에 와서는 여성에게도 [~씨]를 붙이는 경우가 있기는 하죠.
직장에서도 그렇고..
그런데 모든 여성에게 [~씨]를 붙이지는 않거든요.
저의 경우라면 대등한 경쟁자 여성이라던가, 대립구도에 있는 여성이라던가, 또는 그냥 얄미운 여성이라던가 정도일까요? ㅋㅋㅋㅋㅋㅋ
왜 부정적인 경우만 생각이 나는지. ㅋㅋㅋㅋ
여성에게도 [~씨]를 붙여서 부르는 경우는 어떤 느낌으로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듣기 좋은 말이건, 듣기 싫은 말이건 상관 없으니 가차없이 알려 주십시오.
40 백마  
김양, 박양 등 양을붙였죠 지금은 여상위 시대라  씨로 해야하죠 깊이 들자면 시대변화에 의해 여성 혐오되서 더이상 뎃은 NO 답요.
22 박해원  
아아, 그런 거였군요. 지금이야 많이 평등화됐지만 한국은 구조적으로 차별이 있을 수밖에 없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