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물에 파도치다.
달새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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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30 01:18
* 이 글은 영화감상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쓴 잡담이라 존칭 생략합니다.
중학교 때 레슬링 선수 출신의 담임선생이 있었다.
다른 반 아이들이 체육시간에 자유롭게 운동할 때 우리반은 기합을 받아야 했다. 기합을 받는 이유는 수만수천가지였다.
체육실기평가 시간을 제외하곤 늘 그랬다. 담임이 무서워 평행봉 하다 떨어져 팔이 부려졌던 것도 이 때다.
매달 모의고사가 끝나고나면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빠따질을 피하지 못했다.
연좌제로 짝꿍과 한편이 되어 둘이 합쳐 틀린 만큼 공동으로 맞았다.
그리고 그 짝꿍은 1등은 60등, 2등은 59등 같이 성적의 반대순이었다.
공부 잘하는 친구가 못하는 친구와 공생하는 아름다운 관계가 생성되는건 헛된 이야기였다.
적어도 매질은 공평했다.
2학기 중간고사였나 기말고사가 끝나고 영화단체관람이 있었다.
매타작이 끝나고 허벅지를 쓰담드는 와중에도 급우들은 신나서 영화제목이 뭐냐고 물었다.
담임은 시크하게 '똥물에 파도 치다'라고 말했다.
담임은 자신의 유머에 대단히 만족한 듯 보였으나 순진한 아이들은 담임 말을 믿어버리는 눈치라 요상한 제목에 어수선했다.
일찍 종례가 끝나고 저녁에 극장 앞에 모였다.
영화는 세르게이 본다르추크의 <전쟁과 평화>였다.
국내 개봉된 최초의 소련영화였다. 런닝타임은 무려 3시간30분.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리 동구권 문화의 개방시기였다지만, 대문호 톨스토이의 원작이라지만,
중학생에게 소련영화를 단체관람시킨 우리학교 교장의 결단에 놀라울 따름이다.
보통의 아이들은 극장 앞에서 출석체크를 하고 땡땡이를 치기 마련인데 그날 우리들은 모두 극장 안으로 들어섰다.
우리 남중만의 단체관람이 아니라 근처 여중의 학생들도 왔던 것이다.
그러나 별 썸띵은 없었던 것 같고 인터미션(중간휴식) 시간이 끝나고 나니 극장안은 텅 비어있었다.
아마도 영화를 끝까지 본 친구들은 나와 몇몇에 불과했다.
그나마 남아있던 아이들은 잠을 자느라 집에 가지 못한 것이었다.
세르게이 본다르추크의 1967년작 <전쟁과 평화>는 오드리 햅번 주연의 1956년작에 대항하기 위해 소련국방부 지원으로 만들어진 4부작 대작이다.
전투씬에서 12000여명의 소련군을 동원한 장면은 정말 장관을 이룬다.
70미리로 제작되었고 영화의 전체 런닝타임은 427분이다.
4권의 소설처럼 일부러 4부작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포스터의 오른쪽 안경 쓴 사람이 세르게이 본다르추크 감독 본인이다.
아이러니하게 오스카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아들인 표도르 본다르추크는 몇 년 전 러시아 역대 최고제작비의 전쟁영화 <스탈린그라드>를 만들기도 했다.
뜬금없는 이 글은 <똥물에 파도치다>라는 담임의 작명센스에서 쓰기 시작했다.
부조리가 가득한 선생으로 기억되는데 지 딴에는 유머라고 작명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정말 똥물에 파도치는 선생이었다.
그리고 이 제목은 아직도 유효하다. .
중학교 때 레슬링 선수 출신의 담임선생이 있었다.
다른 반 아이들이 체육시간에 자유롭게 운동할 때 우리반은 기합을 받아야 했다. 기합을 받는 이유는 수만수천가지였다.
체육실기평가 시간을 제외하곤 늘 그랬다. 담임이 무서워 평행봉 하다 떨어져 팔이 부려졌던 것도 이 때다.
매달 모의고사가 끝나고나면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빠따질을 피하지 못했다.
연좌제로 짝꿍과 한편이 되어 둘이 합쳐 틀린 만큼 공동으로 맞았다.
그리고 그 짝꿍은 1등은 60등, 2등은 59등 같이 성적의 반대순이었다.
공부 잘하는 친구가 못하는 친구와 공생하는 아름다운 관계가 생성되는건 헛된 이야기였다.
적어도 매질은 공평했다.
2학기 중간고사였나 기말고사가 끝나고 영화단체관람이 있었다.
매타작이 끝나고 허벅지를 쓰담드는 와중에도 급우들은 신나서 영화제목이 뭐냐고 물었다.
담임은 시크하게 '똥물에 파도 치다'라고 말했다.
담임은 자신의 유머에 대단히 만족한 듯 보였으나 순진한 아이들은 담임 말을 믿어버리는 눈치라 요상한 제목에 어수선했다.
일찍 종례가 끝나고 저녁에 극장 앞에 모였다.
영화는 세르게이 본다르추크의 <전쟁과 평화>였다.
국내 개봉된 최초의 소련영화였다. 런닝타임은 무려 3시간30분.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리 동구권 문화의 개방시기였다지만, 대문호 톨스토이의 원작이라지만,
중학생에게 소련영화를 단체관람시킨 우리학교 교장의 결단에 놀라울 따름이다.
보통의 아이들은 극장 앞에서 출석체크를 하고 땡땡이를 치기 마련인데 그날 우리들은 모두 극장 안으로 들어섰다.
우리 남중만의 단체관람이 아니라 근처 여중의 학생들도 왔던 것이다.
그러나 별 썸띵은 없었던 것 같고 인터미션(중간휴식) 시간이 끝나고 나니 극장안은 텅 비어있었다.
아마도 영화를 끝까지 본 친구들은 나와 몇몇에 불과했다.
그나마 남아있던 아이들은 잠을 자느라 집에 가지 못한 것이었다.
세르게이 본다르추크의 1967년작 <전쟁과 평화>는 오드리 햅번 주연의 1956년작에 대항하기 위해 소련국방부 지원으로 만들어진 4부작 대작이다.
전투씬에서 12000여명의 소련군을 동원한 장면은 정말 장관을 이룬다.
70미리로 제작되었고 영화의 전체 런닝타임은 427분이다.
4권의 소설처럼 일부러 4부작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포스터의 오른쪽 안경 쓴 사람이 세르게이 본다르추크 감독 본인이다.
아이러니하게 오스카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아들인 표도르 본다르추크는 몇 년 전 러시아 역대 최고제작비의 전쟁영화 <스탈린그라드>를 만들기도 했다.
뜬금없는 이 글은 <똥물에 파도치다>라는 담임의 작명센스에서 쓰기 시작했다.
부조리가 가득한 선생으로 기억되는데 지 딴에는 유머라고 작명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정말 똥물에 파도치는 선생이었다.
그리고 이 제목은 아직도 유효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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