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가는 '기생충' 리뷰
웹서핑을 하다가 공감가는 리뷰가 있어서 가져와 봅니다.
- 마지막 부분 -
기생충에서 햇빛은 희망을 상징해요. 부자는 햇빛이 내리쬐는 언덕 위 궁궐 같은 집에 살지만, 빈자는 햇빛이 겨우 드는 반지하에 살며 실낱같은 희망만을 허락받을 뿐이에요. 그러니 햇빛이라곤 한 줄기도 들지 않는 진짜 지하에 사는 극빈자에게 희망이란 도통 없어 보이죠. 그런데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 벌어져요. 반지하에 사는 빈자는 부자를 미워하고 시기하지만, 진짜 지하에 사는 극빈자는 “부자 덕에 떡고물이 떨어져 내가 먹고사는 것”이라는 투로 외려 부자를 옹호하지요. 더더욱 놀라운 것은 극빈자를 괴롭히고 그들에게 폭력을 퍼붓는 건 부자가 아니라 빈자라는 설정이에요. 빈자가 빈자로서의 기득권(?)을 극빈자에게 빼앗길까 봐 전전긍긍하는 전대미문의 모습이 연출되지요.
세상을 어떻게 부자와 빈자로 일도양단하겠어요? 부자와 더 부자, 더 더 부자, 더 더 더 부자가 있듯, 빈자도 더 빈자, 더 더 빈자가 있겠지요. 이 작디작은 계층의 간극에서도 무시와 반목과 갈등이 잉태되는 사회를 만들고 살아가는 우리 인간은 근원적으로 ‘계층본능’을 가진 동물적 존재가 아닐까 하는 훨씬 더 현실적이고 서슬 퍼런 이야기를 기생충은 들려주어요.
세상을 흑과 백으로 나눠 보는 일은 제일 쉬운 일이에요. 약자의 편에 서는 건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약자의 부조리를 짚어내는 건 그에 못지않은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죠. 고정관념을 고스란히 가져와 고정관념을 훌쩍 뛰어넘어버리는 기생충이 진짜로 멋진 영화인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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