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기 딜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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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기 딜레머...

14 막된장 6 1158 0
추석연휴 셋째날에 큰아버님 댁에 갔습니다. (아버지 큰형님이 돌아가셔서 공식적으론 둘째이신!)
자식들 다 출가해서 내외 두분만 단촐하게 사시는데 자식들은 이미 대부분 다녀 갔고
간만에 형제, 사촌분들이 모여 왁자지껄 하니 좋더군요.
그리고 이 댁엔 인터넷이 없습니다.
요즘 스마트폰에 맛들린 60,70대 분들 많지요^^.
유툽으로 노래도 듣고 뉴스도 보고 기타등등~

사촌분들중 몇몇이 와이파이 찾다가 없는걸 확인하더니

"형님, 공유기 하나 들여놔요.  그거 별로 안비싸.  그것만 있음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다 볼 수 있어"

[난 눈아퍼서 글자도 안보이더라.  근데 그게 있으면 다 볼 수 있다고?  뉴스 같은것도?]

"그렇다니까!  한 2만원이면 공유기 사더라고.  애들한테 하나 갖다놓으라고 해요.  요즘세상에 그런것도 없이 답답해서 어케 살어"

....음......... 내 생각엔 일단 인터넷 회선이 먼저 있어야 할것 같은데 말입니다.
(집안에 모인 사람들중 개중 젊은? 제가 그렇다고 생각해봅니다)

"난 애들이 데이터란걸 줘서 그런거 없이도 되던데?"
"그거 좀 쓰다보면 금방 안되.  그래서 공유기 있어야 된다니까!  그것만 있으면 계속 쓸 수 있어"

당숙 모시고 온 자제가 저보고 쓴웃음 지으며 툭하면 데이터 달라고 전화한다며
그게 뭐 아무때나 막 줄 수 있는건줄 알아요 하며 골아파요~ 툴툴댑니다 ㅎㅎ.
제가 그냥 무제한 요금으로 해드리지 그래?  했더니 월 통화량이 30분 정도밖에 안되셔서 그런 요금제로 해드리기도 뭐하다고 하는군요.
실버요금제 같은걸로 해도 데이터 무제한은 좀 비싼편인가 봅니다.

결국 옆에서 듣던 제가
"그 공유기란걸 놓으려면 집에 인터넷 회선이 들어와야 됩니다"
라고 설명해드렸다가,

"공유기만 있으면 되는데 뭔소리야!!  시내 나가봐라 어디 그런게 있는지.  여기에 신호만 잡히면 되는거야!
 애가 노인네라고 모른다 무시하네!  나도 애들한테 들어서 다 알어"
하면서 된통 혼나고 찌그러졌습니다 ㅋㅋㅋ.

더 설명해드렸다간 분위기만 흐릴것 같아서 "예 그렇네요" 하고 물러서서 그나마 젊은 친구들과 함께 웃고 말았습니다.
일견 참 귀여우신 집안 어른들 이라는...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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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M 再會  
ㅎㅎㅎ
컴매장하는 저는 자주접합니다
20 큰바구  
ㅎㅎㅎㅎ 한바탕 재밌게 웃고 갑니다  펀. 펀. 펀! ㅎㅎㅎ
막된장님 글을 읽으면 가끔 소설을 읽나 싶네요 ㅎㅎ
16 해피데이  
글만봐도 정겨운 모습들이 그려지네요 ㅎㅎ
25 cliche  
일반적인 셋톱박스 환경이면 공유기만 있어도 되는 게 맞긴 하죠 ㅎㅎ
16 o지온o  
요즘엔 TV를 모두 인터넷 포함 셋톱박스로 해주잖아요. ㅋㅋㅋㅋ
공유기만 있으면 되겠죠.
인터넷이 빠져있는 TV라면 인터넷 추가해달라고 하면 되는 것이겠습니다.

공유기 하니까 3일 전 일이 떠오르네요.
저는 인터넷 게임 방송을 많이 봅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인터넷 게임 방송만 안 나오더군요. ㅡ,.ㅡ;;;;;;;;;;;;;;;;; 이건 뭔........................
인터넷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게임 방송만 안 나와요. ㅋㅋ
인터넷 회사에 전화를 걸었고 상담을 받았고 기사를 보내주겠다네요.
전화를 끊고 뭔가 너무나 찝찝해서 도대체 나는 뭐가 찝찝한 걸까 생각해 봤습니다.
공유기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사가 공유기 빼고 해보라는 말은 하지 않았던 거죠.
공유기 빼고 인터넷 연결했더니 게임 방송 쥬넨 잘 나옴. ㅡㅡ;;;;;;;;;;;;;;;;;;;;;;;;;;;;;;;; 이룬 된장..
인터넷 A/S 취소하고 집에 남아도는 공유기로 교체하고
즐거운 게임방송 시청에 문제가 없게 되었음.

공유기를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경우 공유기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인터넷 등록 같은 것은 어르신들 힘들 수도 있으니 대신 해드리는 편이 좋을 것 같긴 합니다. ㅋㅋ
화목한 가정을 위하여..
1 zizi1  
헐 괜한 소리 했다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