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인격은 절대 비례하지 못하는건지도..
막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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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8 10:34
토요일 정오무렵 일입니다.
부모님께선 둘째 형님 가족이 벚꽃나들이로 금요일 오후에 모셔가셔서 멍냥이들과 단촐하게 아점 해치우고
쓰레기 버리러 잠깐 대문을 열어놓은체 집앞에 나갔습니다.
미리 분리해놓은 생활쓰레기들 구분해서 위치해놓고 담배 한대 피운 다음 돌아왔죠.
그리고 거실 소파에 60대쯤? 되어보이는 (이 연령대는 염색을 대부분 진하게 하는터라 나이대 파악이 잘 안되더군요..)
남자 한분이 떡~ 하니 앉아있습니다!
멍이가 으르렁 대는걸 말리면서 물어봤습니다.
"누구십니까? 누군데 남의 집에 들어와 있는거죠?"
-아, 나 이 집 주인 사촌이여. 니가 영규냐? 얼굴이 다른데? 집에 사람이 왜케 없어?
...이 집 주인은, 나고. 내 부모님 사촌들중 저 연령대에 내가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참 뜬금없는 상황이더군요.
"내가 이 집 주인인데, 대체 누구십니까? 영규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집을 잘못 찾아들어온것 같군요"
-이 집이 맞을텐데? 아버지 이름이 *** 아닌가?
"아닙니다. 집 잘못 찾아오셨네요. 연락처 있으면 전화해보시고 그만 나가주십쇼"
-아 이집이 맞을텐데... 가만있어봐"
그러더니 되려 앉은 다리 꼬고는 핸드폰을 꺼내 눌러댑니다.
그리고 그 연령대가 그렇듯 전화번호 찾는데 하세월이고요 ㅡ ㅡ+
그런데 다리 꼰걸 보니, 신발을 신고있네요. 제 집 거실바닥이 일반 장판이 아닌 대리석류를 깔아놓았는데
그거보고 그냥 들어온 모양입니다. 살펴보니 흙이 여기저기 널려있는게 집에 들어와서 그사이 거실구경도 한모양입니다.
슬슬 짜증과 성질이 몰려옵니다. 전화는 번호를 못찾았는지 여전히 들고 만지작거리고만 있습니다.
"이거보세요! 엉뚱한 집으로 잘못 찾아들어왔으니 그만 나가달라 하지않습니까? 왜이리 경우가 없는겁니까?
그만 나가주세요!"
-아 이 집 맞다니께는.. 쫌만 기다려봐. 내가 지금 전화 해서 바꿔줄팅게
갑자기 사투리가 나오는군요... 대체 예의없는건 둘째치고, 당황하는 기색조차도 없으니 어이가 없다못해 좀 기가찹니다.
대충 좋게좋게 넘기는게 맞겠지만 정말 꼴보기 싫은것이, 흙발에 제 기분이 몹시 상해버린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쩝니까? 황당하지만 막말로 도둑이나 강도도 아니니 쫌만 더 참아봐야죠.
그리고 드디어 누군가와 통화를 합니다.
어쩌고저쩌고 이러쿵저러쿵 하더니...
-이 집이 아니네. 허 참나...
그러곤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일어나 그냥 나갑니다.
나도 모르게 승질이 터졌습니다.
"이보쇼, 대체 뭐하는 인간인데 그렇게 예의범절머리가 없소! 집을 잘못 찾아들어온것 까진 그렇다 치고
그렇다면 최소한 실례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말 한마디는 하고 나가야 사람다운거 아닌가?
연세깨나 드신모양인데 대체 그 나이는 다 어디에다 놔둬서 하는짓이 5살 애만도 못한거요?"
-...거 젊은사람이 참 깐깐하네. 집을 잘못 찾아올 수도 있지. 나이먹으면 다 이런거야
"나이먹은게 벼슬이라고 배웠습니까? 그만큼 나이 자셨으면 인격과 예의도 그만큼 자셨어야 하는거 아뇨?
뭐 이런양반이 다 있어? 여자하고 애들만 있는 집이었으면 당장 경찰에 신고당할일인거나 압니까?
남의 집에 흙발로 들어와 모르는 사람한테 아무렇지도 않게 반말짓거리나 하고, 기본 예의란게 뭔지나 압니까?"
-아이고 미안하네 미안해. 주인이 그러니 개가 사람 물겠네~
그리곤 휘적휘적 나가버립니다.
참... 정말......... 그냥 어이 없고 어이가 없습니다 ㅡ ㅡ;;
잠시후, 건너건너집의 저와 비슷한 연령대인 부인이 벨을 누르며 찾아와 사과를 하더군요.
저희집 친척분이신데 집을 잘못 찾아들어갔다고, 죄송하다고...
평소 얼굴 마주칠때마다 인사 정도는 하며 사는터지만 워낙 화가 치솟아 있어서 한마디 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남의 집에 흙발로 들어온데다, 예의가 정말 없으시더군요. 미안하다 말한마디 안하고 아무렇지 않게 나가는통에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부인의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정말 정말 죄송하다고...
뭐 이제 괜찮습니다. 집 잘 찾아가셨으니 다행이네요. 하고 헤어졌습니다.
어렸을땐 나이 들어 늙어지면, 그만큼 여유있고 후덕하고 자애롭고 모든일에 현명해진다 배웠고 그런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자주 마주치는 것들은 그것과는 참 거리가 먼 경우가 많네요.
설마 나도 저 만큼 늙어지면 저리 되어버리는건 아닐까 하는 공포심이 불쑥 들이닥쳐 주말 내내 기분이 더러웠습니다.
물론 모든 노인층들이 다 저렇지는 않을거라는걸 저도 압니다만... 참 정말......
부모님께선 둘째 형님 가족이 벚꽃나들이로 금요일 오후에 모셔가셔서 멍냥이들과 단촐하게 아점 해치우고
쓰레기 버리러 잠깐 대문을 열어놓은체 집앞에 나갔습니다.
미리 분리해놓은 생활쓰레기들 구분해서 위치해놓고 담배 한대 피운 다음 돌아왔죠.
그리고 거실 소파에 60대쯤? 되어보이는 (이 연령대는 염색을 대부분 진하게 하는터라 나이대 파악이 잘 안되더군요..)
남자 한분이 떡~ 하니 앉아있습니다!
멍이가 으르렁 대는걸 말리면서 물어봤습니다.
"누구십니까? 누군데 남의 집에 들어와 있는거죠?"
-아, 나 이 집 주인 사촌이여. 니가 영규냐? 얼굴이 다른데? 집에 사람이 왜케 없어?
...이 집 주인은, 나고. 내 부모님 사촌들중 저 연령대에 내가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참 뜬금없는 상황이더군요.
"내가 이 집 주인인데, 대체 누구십니까? 영규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집을 잘못 찾아들어온것 같군요"
-이 집이 맞을텐데? 아버지 이름이 *** 아닌가?
"아닙니다. 집 잘못 찾아오셨네요. 연락처 있으면 전화해보시고 그만 나가주십쇼"
-아 이집이 맞을텐데... 가만있어봐"
그러더니 되려 앉은 다리 꼬고는 핸드폰을 꺼내 눌러댑니다.
그리고 그 연령대가 그렇듯 전화번호 찾는데 하세월이고요 ㅡ ㅡ+
그런데 다리 꼰걸 보니, 신발을 신고있네요. 제 집 거실바닥이 일반 장판이 아닌 대리석류를 깔아놓았는데
그거보고 그냥 들어온 모양입니다. 살펴보니 흙이 여기저기 널려있는게 집에 들어와서 그사이 거실구경도 한모양입니다.
슬슬 짜증과 성질이 몰려옵니다. 전화는 번호를 못찾았는지 여전히 들고 만지작거리고만 있습니다.
"이거보세요! 엉뚱한 집으로 잘못 찾아들어왔으니 그만 나가달라 하지않습니까? 왜이리 경우가 없는겁니까?
그만 나가주세요!"
-아 이 집 맞다니께는.. 쫌만 기다려봐. 내가 지금 전화 해서 바꿔줄팅게
갑자기 사투리가 나오는군요... 대체 예의없는건 둘째치고, 당황하는 기색조차도 없으니 어이가 없다못해 좀 기가찹니다.
대충 좋게좋게 넘기는게 맞겠지만 정말 꼴보기 싫은것이, 흙발에 제 기분이 몹시 상해버린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쩝니까? 황당하지만 막말로 도둑이나 강도도 아니니 쫌만 더 참아봐야죠.
그리고 드디어 누군가와 통화를 합니다.
어쩌고저쩌고 이러쿵저러쿵 하더니...
-이 집이 아니네. 허 참나...
그러곤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일어나 그냥 나갑니다.
나도 모르게 승질이 터졌습니다.
"이보쇼, 대체 뭐하는 인간인데 그렇게 예의범절머리가 없소! 집을 잘못 찾아들어온것 까진 그렇다 치고
그렇다면 최소한 실례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말 한마디는 하고 나가야 사람다운거 아닌가?
연세깨나 드신모양인데 대체 그 나이는 다 어디에다 놔둬서 하는짓이 5살 애만도 못한거요?"
-...거 젊은사람이 참 깐깐하네. 집을 잘못 찾아올 수도 있지. 나이먹으면 다 이런거야
"나이먹은게 벼슬이라고 배웠습니까? 그만큼 나이 자셨으면 인격과 예의도 그만큼 자셨어야 하는거 아뇨?
뭐 이런양반이 다 있어? 여자하고 애들만 있는 집이었으면 당장 경찰에 신고당할일인거나 압니까?
남의 집에 흙발로 들어와 모르는 사람한테 아무렇지도 않게 반말짓거리나 하고, 기본 예의란게 뭔지나 압니까?"
-아이고 미안하네 미안해. 주인이 그러니 개가 사람 물겠네~
그리곤 휘적휘적 나가버립니다.
참... 정말......... 그냥 어이 없고 어이가 없습니다 ㅡ ㅡ;;
잠시후, 건너건너집의 저와 비슷한 연령대인 부인이 벨을 누르며 찾아와 사과를 하더군요.
저희집 친척분이신데 집을 잘못 찾아들어갔다고, 죄송하다고...
평소 얼굴 마주칠때마다 인사 정도는 하며 사는터지만 워낙 화가 치솟아 있어서 한마디 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남의 집에 흙발로 들어온데다, 예의가 정말 없으시더군요. 미안하다 말한마디 안하고 아무렇지 않게 나가는통에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부인의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정말 정말 죄송하다고...
뭐 이제 괜찮습니다. 집 잘 찾아가셨으니 다행이네요. 하고 헤어졌습니다.
어렸을땐 나이 들어 늙어지면, 그만큼 여유있고 후덕하고 자애롭고 모든일에 현명해진다 배웠고 그런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자주 마주치는 것들은 그것과는 참 거리가 먼 경우가 많네요.
설마 나도 저 만큼 늙어지면 저리 되어버리는건 아닐까 하는 공포심이 불쑥 들이닥쳐 주말 내내 기분이 더러웠습니다.
물론 모든 노인층들이 다 저렇지는 않을거라는걸 저도 압니다만... 참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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