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로 쓸까? 예로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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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 쓸까? 예로 쓸까?

S 줄리아노 7 1070 1

펌글...​

일상에서 우리는 자신이 ‘네’라 발음하는지 ‘예’라고 발음하는지 의식하지 않고 산다.

하지만 이를 표기하려면 난감해진다. ‘예’라고 쓸지, ‘네’라고 쓸지 혼동되는 것이다.

결론을 말하면 ‘네’와 ‘예’가 모두 표준어이고 발음대로 적으면 된다.

이렇게 하나의 의미에 둘 이상의 형태를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을 복수 표준어라 한다.

표준어 규정 안에 아예 ‘복수 표준어’ 항목이 있을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차라리 규범으로 하나를 명확히 정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규정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는 것이 있다.

이 사정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질문이 이어져야 한다.

‘네’와 ‘예’는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 또 ‘네’와 ‘예’ 모두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네’나 ‘예’의 옛말은 ‘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방언에 ‘녜’로 나타나 그 추정에 힘을 보탠다.

이 옛말은 오늘날 ‘네/예’가 나타날 수밖에 없음을 제대로 보여준다. 어째서 그러한가?

‘녜’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음운현상이 관여하면 ‘네/예’가 되기 때문이다.

‘ㄴ’과 관련된 두음법칙을 보자. 옛 문헌에서는 ‘ㄴ’으로 시작되는 말이 오늘날보다 훨씬 많았다.

몇몇 예들을 보자.


니르다(이르다), 니마(이마), 

녀기다(여기다), 녀자(여자), 

냥념(양념), 녀름(여름) 


괄호 바깥이 옛말이고 괄호 안이 오늘날 말이다.

모두 첫머리의 ‘ㄴ’이 탈락하여 오늘날 말이 됐다. 이를 ‘녜’에 적용하면 그대로 오늘날 말인 ‘예’가 된다.

1988년 이전 맞춤법에서 ‘예’를 표준어로 삼은 것은 ‘ㄴ’과 관련된 두음법칙의 강화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그렇다면 ‘네’라는 발음에도 이 현상이 관여하는 것일까?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아래 표를 보자.



이 두음법칙은 모음 ‘ㅣ, ㅑ, ㅕ, ㅠ, ㅛ’ 앞에 ‘ㄴ’을 꺼리는 현상이다.

즉 ‘ㄴ’과 ‘ㅣ’ 혹은 ‘ㄴ’과 ‘y’가 연결되는 것을 꺼리는 현상이다.

여기서 ‘y’는 ‘ㅛ, ㅑ, ㅠ, ㅕ’의 앞에 온 반모음을 말하는 것으로 ‘ㅣ’ 모음과 소릿값이 같다.


녜 --> 예 

‘녜’가 ‘예’로 변화한 것은 ‘ㄴ’과 ‘y’의 연속에서 ‘ㄴ’을 탈락시킨 것이다.

​녜 --> 네

이와 다른 방법이 하나 남는다. ‘ㄴ’과 ‘y’에서 y를 탈락시키는 방법이다.

‘ㅖ’에서 ‘y’를 탈락시키면 ‘ㅔ’로 바뀐다. 그래서 ‘네’가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로 오늘날 서울말에서는 이 ‘네’가 훨씬 더 많이 쓰인다.

‘네’와 ‘예’ 모두 ‘ㄴ’과 관련된 두음법칙을 준수하고 의미 차이도 없으니 이 둘을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게 된 것이다.

PS: 자막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예" 입니다.

영화상 영어에서 "예스"가 "예"에 가깝고

"네"는 "네거티브"나 "노"의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입니다.

(예전엔 "네"가 일본어의 잔재라고도 했었죠... ㅋ)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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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13 제이순  
개인적인 생각으론...
"네" 는 상급자이지만 어느정도 친밀한 사람에게
"예" 는 위의 경우보다는 조금 어려운 위치의 상급자에게
이 정도로 구분하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ㅎ.ㅎ

그리고 말하는 사람의 나이도 고려해본다면
아주 어린 아이가 쓰는 거라면 무조건 "네" 를 사용하는게 적절하겠죠
7 머랭곰탱  
역시.....  아는게 힘이쥬~~~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16 o지온o  
[네].. 와 [예]..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것은 모두 제각각이고 ㅋㅋㅋㅋ
제 경우엔, [네]는 주로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 군대, 상급자와 하급자, 직원과 직원의 상사 등의 사이에서 네.. 넵.. 뭐 이렇게 쓰고..
[예] 같은 경우엔 일반적인 예의만 따지는 자리.. 가족, 연배는 높지만 친구같은 상사.. 등의 친밀감이 어느정도 있는 사이에서 쓰게 되더군요.

저와 다르게 느끼는 분도 상당히 많은 것을 오늘 알게 되었네요.
제가 생각했던 것은.. 한국 말에서 'ㅇ' 으로 시작하는 말들이 좀 더 친밀도가 높다고 생각했거든요.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우는 말 부터.. '엄마', '아빠'.. 인사도.. '안녕하세요' 등등..

격식 없이 편한 친구같은 사람과 쓰는 말이 '예' 보다 '네' 가 더 편하다는 것이 대체로 이해가 안 되는 중입니다.
어차피 모두 갖는 느낌은 다른 것이니까, '예'를 쓰건, '네'를 쓰건 중요하진 않겠죠.
S 맨발여행  
'네'는 서울 사투리이고 여성스럽죠.
경상도 사람들이 서울사람의 말투를 가리켜 여자 같다고 그럽니다.
'네'와 '예'의 발음도 그렇습니다. '네'는 '예'보다는 길게 늘어지죠.
서울 사투린데 워낙 많은 사람이 쓰니 복수 표준어가 된 겁니다.

'예'는 좀 격식을 차린 표현이구요.
군대에서도 딱 끊어지는 발음의 '예'를 쓰죠.
저는 경상도라서 예를 쓰도록 배웠습니다.
S 마카  
줄리아노님 땜에 갑자기 머리가 아파요~
내가 예로 쓰나 네로 쓰나??? 헷갈려요~
1 알거업소  
같은말인줄 알았네요;;
S 마카  
줄리아노님의 글을 읽다보니 고향에서 쓰던 말이 생각나요...
이북에서 오신 분들이 많이 살던 동네에 살았었는데...
이북에서는 12 여자가 있다고 합니다. 이젠 오래되서 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욻어보면...
이간나 저간나...등 근데 이게 욕이 아니라는거...그냥 여자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