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
썸머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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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2 02:14
흐르지 않는 것은 없다.
물도 흐르고 시간도 흐르고 내면의 갈등도 흘러 가면 그 뿐이다.
흘러야 산다.
고여있으면 부패한다.
흐르는 것이 어려운가!
혼자 어려우면 삽을 든 사람을 고용하라.
웅덩이 한 켠에 삽자욱을 내어
흐르게 하라.
어느 때인가 자폭하듯 나도 내 내면에 상처를 내고
슬픔이, 아픔이 고이고 또 고여 썩는데도 방치하고 있었다.
마음의 병이 육체로 옮겨와 곪아 터지는 잔혹이
내 안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그 역시 내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던 능력치 인가보다.
어느 순간 그 것은 제3자의 도움으로
틈을 내어 흘려 내보내고 있었다.
70여일간 말을 잃고 살다 입이 떨어진 순간
모기소리로 내가 뱉은 첫 마디는
" 휴...정말 고맙습니다" 였다.
짧게 봐도 그렇고 자세히 봐도 그렇다.
그건 어느 누구의 판단이던 악몽 이었을 것이다.
잊을 수 있다면, 혼자의 힘으로 가능하다면 잊자.
반드시 흐른다.
어떻게든 다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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