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ice will come soon en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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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ce will come soon enough!

14 막된장 7 1421 0

 더운 오후, 피방으로 피서를 왔습니다.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앞에 두고 요즘 다시 시작한 게임을 하면서 토요일 오후 망중한을 보내고 있는데

잠시후, 제 옆자리로 중학생으로 보이는 좀 작지만 여자애처럼 잘 생긴 어린 친구가 앉았지요.

잠시 곁눈질로 보니 스팀을 설치해서 게임을 다운받아 설치하고 있더군요!

 

오호~ 요즘 흥한다는 오버워치나 lol 같은 게임을 하는게 아니라 스팀게임을 하네?

 

 그런데 스팀에서 다운받는 속도가 그다지 빠른편이 아니어서 설치가 되는동안 웹툰등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군요.  갑자기 호기심이 동해 말을 걸어봤습니다.

 

"자넨 스팀게임을 하는군.  왜? 요즘 많이들 하는 오버워치 같은 게임은 않하나?"

 

갑자기 옆자리 아저씨가 말을 거니 좀 어색하고 경계스런 얼굴이 되어 좀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해줍니다.

 

-스팀에 더 재밌는게 많아요.  오버워치도 팀포트리스하고 너무 비슷해서 난 별로 재미가 없더라구요.

"팀포는 나도 잘 알지.  팀포에서 많은부분을 따왔다고도 하던데 그렇게 비슷한가?"

-팀포 아세요?

"잘 알진 못하는데, 조카애들이 전에 많이 하는걸 봤었거든"

 

 갑자기 친숙해진 중딩과 사십대 노땅!

우린 그렇게 게임으로 의기투합?이 되가고 있었습니다 ^^.

 

-솔직히 팀포보단 훨 재밌죠.  그래픽도 훨씬 더 좋구요.  그런데 제가 팀포를 워낙 많이 해서 그런지

 조금 하다보면 금방 질리더라구요.  어쩌구 저쩌구..."

"그럼 그렇게 스팀게임을 할바에야 집에서 해도 되잖아?"

-덥잖아요.  여긴 학생 500원 이어서 돈도 많이 안들고 시원하고 좋아요

"그 말이 정답일세!!"

 

 그런데 스팀의 다운로드가 너무 느립니다.  근 30분이 넘도록 아직도 다운로드중이네요 ㅡ ㅡ;

그리고 드디어 다운로드가 끝나고 설치가 완료되어 게임을 실행하는 순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게임 실행이 안되는겁니다.

 

 어라? 왜 안되지? 하면서 우리 예쁘장한 중딩친구는 당황하고 옆자리에 있던 저도 당황?했습니다.

특별한 메시지도 안뜨면서 그냥 실행이 안됩니다.

내가 한번 살펴봐도 될까? 하고 물어본 후 잠시간 살펴보니

이 피시방의 관리 클라이언트가 스팀클라이언트의 포트를 모두 막아버리고 있었습니다.

무슨이유에선지는 몰라도 이 피시방에선 스팀을 통한 게임실행이 불가능하게끔 되어있더군요.

관리자쪽에서 풀어주지 않는한 우리 중딩친구는 스팀게임을 할 수가 없고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스팀을 설치하고 다운받고 설치하는데 보낸 30분이 훨 넘는 시간을 날려버린셈이죠.

 

 카운터로 가서 문의를 하는 이 친구.

그런데 카운터를 보는 알바는 누나였고 스팀이 뭔지도 모르는가 봅니다.

즉, 그냥 돈만 받는 컴맹 알바였던거죠.  알바누나가 피방 사장에게 전화하고 피방 사장도 컴맹이다보니

다시 매니저쯤 되는 사람에게 전화하고.. 결론은 어떻게 해줄 수가 없다! 였습니다.

 

 울상이 된 내 중딩 친구는 그럼 이거 설치하느라 그냥 보낸 시간을 다시 넣어줄 수 없냐고 물어봅니다.

알바누나는 안된다고 하네요.  몇번 더 부탁을 하다가 포기하고 풀죽은 얼굴이 되버린 내 중딩친구!

갑자기 제 쥐꼬리만한 정의감이 발동됐습니다.

 

"이건 보상을 해줘야할것 같은데?  실제로 피방에서 스팀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막아놓은건지도

 잘 이해가 안되지만 다 떠나 피방에 게임을 할려고 오는게 주 목적인데 스팀게임이든 뭐든 일단 그걸 이용할 수 없도록

 막아놓았고 그런걸 사전에 공지도 안해놓았으니 이 친구가 버린 40분 가까운 시간은 당연히 다시 메꿔줘야하는거 아닐까?"

 

 제가 나서서 강변하니 알바 아가씨가 당황합니다.

다시 사장에게 전화.  사장님도 안된다고 한다길래 제가 전화를 넘겨받아서 스팀이 뭔지도 모르는 사장에게 잠시간

설명을 해주니 저보고 하는 말.......... "아버지세요?"   

 

 아놔.. 뻘쭘해라 ㅡ ㅡ;;  아뇨 그냥 옆에서 보던 사람이올시닷!

 

 결국 우리 예쁘장한 중딩친구는 현재까지의 시간 모두를 다시 변상받았고

우리 둘다 업된 기분으로 의기투합 해 같이 오버워치를 했습니다.

아~ 연령을 뛰어넘어 게임으로 하나가 되는 이 남자들만의 우정이라니... ㅠ ㅠ

 

-우와~ 아저씨 게임 정말 못하네요!!

"내가 유전적으로 FPS류는 젬병이라 그래 임마!  우리 집안은 RPG에 특화된 혈통이라고!"

 

그렇습니다.  저는 오늘 정의를 하나 실현한겁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 나왔던 블랙팬서의 저 한마디가 생각이 나더라는...

 

Justice will come soon enough!


아놔... 겁나 뻘쭘한 더운 오후의 피시방 일화였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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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S 맨발여행  
한국말인데 못 알아듣겠네요.
14 막된장  
괜찮습니다.  몰라도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니까요!
29 슐츠  
'여자애처럼'을 왜 전 '여자애'로 봤을까요
잉? 누나? 하면서 다시 스크롤 올려보고 이해했네요
14 막된장  
중 1 이라더군요 ㅎㅎ
29 슐츠  
제 딸 또래군요
26 naiman  
Justice will come soon enough! .....ㅋㅋㅋ.. 수고하셨네요...
나름대로 뜻깊은 주말을 보내셨네....새친구도 사귀시구.....
12 초코가이  
좋은 일 하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