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핀처 감독의 에 대한 조너선 로젠봄 평론가의 단평

영화이야기

데이빗 핀처 감독의 <맹크>에 대한 조너선 로젠봄 평론가의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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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먼 맹키위츠는 의심할 여지 없이 크레딧 논란의 피해자이지만 문제의 도둑은  

오손 웰즈가 아니라 데이빗 핀처 감독이며 그는 영면하신 아버지 잭의 시나리오를
여봐란듯이 휘두르고 전달하기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시나리오의 가장 좋은 대사들은 모두 허먼에게서 나온 것이지만
핀처 시니어는 단신으로 각본 크레딧을 할당받았다.
그렇게 도원경에서 (글쓰기가 아닌) 자본이 순환되고는 했으니....
하지만 우리는 맹크가 그 한창의 할리우드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우연하게도 (가령 바보 같이 루이스 B. 메이어 (핀처도 마찬가지) 모든 사기를 받아들인) 우리 대중을
어떻게 생각해왔는지를 믿을 필요가 있다.
나는 영화에서 줄곧 행해지는 (잭과 허먼의) 재치있는 대사들의 계속됨에 빨리 지치고 말았다.
"누군가 단 한 번만이라도 반만이라도 평범하게 대사를 칠 수는 없는 건가?
영화를 보는 우리가 맛볼 수 있는 향신료는 비꼬는 버릇, 냉소주의 밖에 없는 건가?"
마신 백포도주를 물고기랑 같이 토해낸 후*에
내가 거의 유일하게 곱씹어볼 수 있었던 건 맹크의 쓰라린 끝이다.
잭 핀처가 결국에 작품의 동력을 움직이게 하는 절정의 대사 말이다.
마침내, 최종적으로, 쓰디쓴 막바지에서....

세상 저편으로 떠난 저 고인께 오스카 상을 수여하라."

* 게리 올드만이 장광설을 펼치다가 오바이트한 후 친 대사. 
<아스팔트 정글><검찰 측 증인><레드 갭의 러글스>아서 혼블로 주니어가 자신의 아내였던
머나 로이와 함께 서로의 이혼을 축하하고자 디너 파티를 열었는데 거기 참석했던
허먼이 과음했다가 테이블에 구토한 후 아서한테 "걱정하지 마"라고 한 후 저렇게 능글맞게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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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Comments
13 리시츠키  
예고편 봤는데, 웰즈의 <시민케인>이 생각나는 앵글이나 프레이밍이 눈에 확 들어오기는 한데, 물론 영화를 봐야 알겠지만, 영 기대가 안되는 영화네요~ㅋ
IMDb 들어가보니 상은 참 많이 받았는데, 그러거나말거나, 로젠봄이든 핀처든,
저는 소서러님의 영화이야기 글이 춸~ 재밌습니다~ ㅎㅎ
24 umma55  
제겐 시간과 노력 낭비였습니다.^^
감독이 데이드 핀처 불길했던 예감 적중!
13 리시츠키  
예고편만 보고, "걸/수/준/범/졸작" 바로 나오셔야죠~~ 선수가 왜그러세요>,<
엄마님의 시간과 노력에 심심한 위로를~~ㅎㅎ
24 umma55  
예고편을 안 봤걸랑요~~^^
제가 평생 게리 올드맨 팬인 것도 있고요. ㅠㅠ
13 소서러  
데이빗 핀처 감독님과는 취향이 안 잘 맞는 타입이시군요.^^
숏, 편집, 사운드의 설계를 공들이는 귀재라고 칭찬받기도 하지만
되려 그런 어두운 관능이 루즈하고 젠체한다는 불호평들도 많죠...ㅎㅎㅎ
이번 작품은 핀처치고 슴슴하다거나 서사 내적 효용이 의문시된다는
비판도 많은 편이었으니...
13 소서러  
확실한 장점은 게리 올드만의 천연덕스럽고 노련한 명연기라고 생각해요.
다수에게 사전지식 부재나 낯선 명제로 느껴질만한 임에도 호소력 짙게
살아숨쉬는 사람 같이 시대 공기와의 조응을 합일시켜낸건 칭찬받을 대목이라고 느꼈어요.
한국도 한국이지만 미국에서도 옛날 세대를 다뤘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핀처의 이름값이 무색하게(?) 다양한 인종, 성별의 사람들에게
그다지 주목받는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구요.
오히려 <퍼스트 카우>, 엘리자 히트맨 영화나 넷플릭스로서는
이미 지난 달들에 나왔던 트라이얼 그리고 Da 5 블러드가 더 관심빈도층이 높은 것 같아요.

제가 씨네스트식구분들을 즐겁게 해드릴 수 있는 건
애써 최대한 화력을 퍼부으려는 자막들 뿐이라고 느꼈는데 가끔 올리는
소소한 글을 재밌게 봐주시는 분이 있다니 기쁘네요. 고맙습니다..ㅎㅎㅎ
영화가 시작한지 30분 정도는 볼만한데 점점 지루해집니다. 감독의 자의식 과잉이 문제인데..,
스포츠로 비유하자면 그냥 깔끔하게 슛하면 골인인데 현란한 드리블 실력을 과시하다 골문 앞에서 나자빠진 격이죠.
데이빗 핀처는 기복이 심해서 필모를 훓어보면 롤러 코스터입니다. <소셜 네트워크> 이후로는 수직 하강인데 자신을 오손 웰즈급으로 착각하고 있는 망상이 빚은 결과물이라 봅니다.
그냥 <마인드 헌터> 시즌 3에 참석하는게 더 나았지 싶습니다.
13 소서러  
핀처가 연신 비판받던 부분이 공고히 또렷하게 나타나는 완벽주의.. 거기서
우러난 자기당착, 과욕인데 불호의 관점에서 보자면 역시나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예를 들어서 이 영화 같은 경우는 진정성이 느껴진다보기에는 자잘구레한 패러디 같이 느껴진다는..
플래시백의 서사 효용 (비연대적 순서의 타당한 이유 부재), 흥미를 일으킬만한 스파크가 부족하다는 등...
로젠봄 평론가가 핀처에게 표현한 비판은 올리버 스톤가 주로 까임당하던 그 특유의
쓸데없이 장기화되던 현란한 스타일의 과시라는 대목이 얼핏 떠오르기도 합니다.
마인드헌터는 본다본다해놓고 못 봤는데 얼른 시청해야겠어요. 정발 도서도 옆에 껴놓고..

추카추카 16 Lucky Point!

S 토마스모어  
저는 이 영화 개봉소식이 떴을때 좀체로 드문 '망하기 위해서 개봉하는 영화'라도 단정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런 예상이 별로 어렵지 않죠.  그나마 좀 아는 사람들이 있는 60년대를 다룬 칼라영화이고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우리나라 극장흥행이 전국관객 27만명이었습니다.  그런데 30년대이고 흑백이고 노인배우가 주인공인 영화인데 망하는 건 당연하죠.  거기다 2주뒤에 넷플릭스 공개가 예정되어 있었고.

그럼에도 오히려 그래서 저는 더 흥미가 느껴졌고, 도저히 2주를 기다릴 수 없어서 개봉하자마자 극장에서 본 작품입니다.  어빙 탈버그, 조셉 L 맨키위츠, 오손 웰즈, 데이비드 O 셀즈닉, 윌리암 랜돌프 허스트, 사무엘 골드윈, 루이스 메이어 같은 전설적 거물들이 모두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 영화를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요.  단 꽤 자주 같이 영화를 보는 친구에게는 극구 말렸습니다.  저는 너무 흥미로웠지만 아무에게도 추천할 수도 권유할수도 없는 기이한 영화였지요.  모르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여러가지 등장하기 때문에 흥미로웠는데 단 비슷한 연배의 동료인 허먼 맨키위츠와 마리온 데이비스가 거의 아버지와 딸 같은 외모로 등장하는게 좀 보기 불편했지요.  둘이 절친이라는게 그런 사실(같은 연배)을 모르면 공감이 안될 수 밖에 없는 그림이니.  반면 오손 웰즈는 싱크로율이 너무 잘 맞아서 놀라울 지경이었죠.

최근에 본 '미스터 존스'에도 신문왕 허스트가 아주 중요한 역할도 등장해서 괜히 이 영화가 떠올라서 더 흥미로웠습니다. 

아무튼 이 고도의 초인적 집중력이 필요한 영화를 보고 나서 새삼스럽게 오손 웰즈는 미친 천재였다(25세에 시민케인이라니..) 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지요.
이런 수다만 떠는 폭풍대사량의 드라마 장르는 우리나라 사람이 보기 참 힘들지요.  저에게 릴리 콜린스가 연기한 비서가 왜 영화 끝날때쯤 무슨 편지받고 눈물흘렸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 것조차 놓치고 이해를 못할 정도라면 얼마나 보기 피곤한 영화인지 설명이 되겠지요.

영화는 잘 만들어서 재미난 영화가 있고, 잘 만들던 못 만들던 그냥 특정 이유로 무조건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후자의 전형이었습니다.
13 소서러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영화랑 연애하는 터프한 낭만지상주의자의
(누가 장성하든 저물든 모두가 장하게 싸워낸 사람들이라는...) 러브레터였다면
맹크는 반영웅의 신화나 '영화의 신비", 추앙한다는 걸작 따위 관심없고
정계에서나 예술상업계에서나 되풀이되는 속물성에 대한 조소문이라고 느꼈었죠.
전반에 사건, 인명이 휙 지나가보니 대화도 눈에 안 들어오고 약간 어지러웠지만
그래도 점점 몰입이 붙고 재밌게 잘 봤어요. 조셉 맹키위츠 감독 나올 때 나름 반가우셨을 시네필분들 많았을 겁니다.
게리 올드만의 가슴 아릿한 호연은 진짜 말할 것도 없었고요.

말씀해주신 내용들은 빠짐없이 다 공감해요.
고전영화든 예술영화든 이런 양식을 표방하는 규모 두둑한 영화든 권유하기 많이 그렇죠.
또한 옛날 캐스팅 보면서 많이들 하는 말이 "남자는 연식이 너무 늙었고 여자는 막 젊으니까 보기 거추장스럽다."라든지...ㅋㅋ
근데 최근에 한 감독 겸 배우가 연하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그 여자의 판넬까지 버리고 헬쓱해진 얼굴을 보니
시공간에서 영화는 반복된다는 생각이 떠올라지네요....;;^^ (영화홍보 위장연애인 줄 알았더니..ㅎㅎㅎ)
초인적 집중력이라고 언급해주신 걸 보고
정성일, 허문영 평론가 같은 분들께서 자주 하는 말이지만
이 영화든 다른 영화든 그 여부를 떠나서 신중하고 깊이 있는 영화 보기의 자세는
시대를 반사했을 때 언제나 재고해볼만한 논의거리라고 생각됩니다.
예전에 팀 버튼 <에드 우드> 보면서 천상에서 다시 환생한 줄 알았던
빈센트 도노프리오의 싱크로율 보면서 미친듯이 감탄했는데 여기서도 최적인 조건으로
잘 기용했더라구요. 목소리도 포지셔닝 녹음하고 수염을 붙여서 나름 가리려는 시도도 했지만...ㅎㅎㅎ
S 컷과송  
이런 글 자주 써 주세요...잘 읽고 있습니다...
<맹크>는 최근 국내의 몇몇 극장 폐업과 넷플릭스 등이 겹쳐지면서
집을 외딴 곳에 자리매김한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13 소서러  
성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기서도 분발해볼 박차가 생긴 것 같아요.
조금도 예상치 못한 현시국과의 기묘한 접점.. 해석에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ㅎㅎ
14 Harrum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랍니다 ^^
14 Har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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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Har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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