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로메르의 각본집 [사계절 이야기] 정식 판매 중인데...^^

영화이야기

에릭 로메르의 각본집 [사계절 이야기] 정식 판매 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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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셨던 분 참고하세요^^ 어느 대표작 입구에 무심히 들어갔다가 철학과 사유가 무심히 내리앉은 대화의 향연에

많이 멘붕했던 기억이 나는데 활자로 다시 도전해야겠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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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야기(Conte de printemps)
잔: 학생들 상당수가 그래요. 확실한 건 문학이나 역사보다 철학을 좋아한다는 거예요. 이상해 보이겠지만 이건 아이들에게 자존심의 문제라고요. 철학에서 나쁜 점수를 받으면 창피한 일로 여겨요.
이고르: 설마요?
잔: 정말이에요. 사고하는 존재로서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끼듯이요. 수학 못하는 건 떳떳하게 말해도, 철학으론 못 그래요… 모두가 자기 자신의 철학이 타인의 철학보다 낫다고 생각하죠.
이고르: 그렇다면 학생들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되겠네요. 그건 교사의 잘못이에요.
잔: 네, 맞아요. 수학에서는 잘한다, 못한다 딱 떨어지게 얘기할 수 있죠. 하지만 철학이라면 얘기가 달라요. 당신의 철학이나 학교에서 가르치는 철학으로 그들의 철학을 갈아치우려는 게 아니라, 보완하고 확장해줄 수 있다는 걸 학생들에게 보여주면 되는 거예요. 어렵지만 흥미로운 일이죠. 
 

마갈리와 이자벨은 포도밭을 둘러본다. 마갈리는 포도 한 송이의 무게를 손으로 헤아려본 뒤, 곧 포도가 잘 익을 거라는 걸 확인한다.
마갈리: 정말 아름다워. 상태도 좋고.
이자벨: 그러네.
마갈리: 날 보고 정신 나갔다고들 하지만… 이것 봐, 이것 좀 보라고. 정말 아름답지.
이자벨: 정말 훌륭해.
마갈리: 여기 소출량은 다른 사람에 비하면 절반이나 될까. 나한테 중요한 건 수확량이 아니거든. 그저 잘 숙성된 와인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야.
이자벨: 89년산 와인은 정말 훌륭했지.
마갈리: 그러니까 난 코트뒤론 와인이 오래 보관할수록 더 좋은 맛을 낼 수 있는 와인이란 걸 보여주고 싶어. 부르고뉴 와인처럼 말이지. 그래서 사실 더 오래 숙성하려고 보관 중인 와인들이 있어. 위험을 감수하고 시도해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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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각본집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네요.
최근에 나온 영화책 중에 가장 좋았던 건 <영화를 보러다니는 평범한 남자>였습니다.
그 책보다 가격이 더 비싼 건 삽화와 장정에 힘을 준 것 같네요.
중고책방에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겠어요.
13 소서러  
오, 그 책 좋게 보셨군요.^^ 많이 어려울 것 같아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영화감상의 견지를 되돌아보고자 구매해야겠네요.
이모션북스 출판사의 <앙드레 바쟁>도 궁금한데 혹시 읽어보셨나요?

P.S. 무관한 장면들이기는한데 빈곤한 제 마음이 잠잠해지게 하는 힐링 이미지들이라서
무심결에 삽입했습니다...ㅎㅎㅎ
네,  <앙드레 바쟁>은 영문본으로 떠듬떠듬 읽고 있는 와중에 한글 번역이 나와서 재빨리 읽었죠.
그러고보니 이모션북스에서 나온 영화 책은 전부 다 읽었습니다.
맨 위의 사진들은 <사계절 이야기>와 무관한 장면 아닌가요?
제 기억이 맞다면 <클레르의 무릎>,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 가지 모험>, <수집가>의 장면 같네요.
14 Harrum  
마침내 획득(?)하셨군요. 축하!
저는 이젠 과학도서만 보는 것 같아요.
말장난에 지쳐요.
13 소서러  
아직 사지는 않았어요^^
책이 사실 6월달에 출간했는데 도서몰에서 별로 홍보도 안 하고
심히 묻히는 분위기인 것 같아서 가볍게 소개해보려고 올렸습니다.
이제는 과학도서만 보신다니..^^ 문과생인 저는 못 들어본 박학다식 통로...ㅋㅋ
20 암수  
다들 참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들 하십니다...^^
13 소서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