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 형제 베스트 10

영화이야기

코엔 형제 베스트 10

12 리시츠키 22 662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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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arton Fink, 1991
핑크/찰리 내면의 거울. 단꿈에서 악몽으로, 미몽으로. 깨어나지 않는, 깨어나기 싫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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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Inside Llewyn Davis, 2013
창백한 밤을 순환하는 존재의 축축한 쓸쓸한 트립, 딜런은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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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he Man Who Wasn`t There, 2001
담배연기 속 멜랑꼴리한 내면의 독백, UFO로 미끌어지는 미스테리, 냉전의 한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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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Blood Simple, 1984
건조하고 비틀린 편집증(들)의 풍경, 텍사스. 진실은 텅 빈 수채구멍 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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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O Brother, Where Art Thou?, 2000
익살스런 체인갱들의 포크/블루스 트립. 현자는 아직 살아있고, 구원도 아직은 꿈꿀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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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No Country for Old Men, 2007
21세기, 안톤쉬거의 신랄한 신자유주의 정신질환 유머, 그러나 아무도 웃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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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Raising Arizona, 1987
80년대, 신자유주의 도둑질이 만개하다. 그러나 하기스 기저귀는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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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The Big Leboski, 1998
베트남 트라우마를 넘어 볼링장 환각체험으로. 그러나 90년대가 왔어도 여전히, 더욱, 유골함은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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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A Serious Man, 2009
랍비의 공허한 횡설수설과 래리의 사소한 지리멸렬, 그러나 종말은 누구에게도 거대하고 공평무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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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Burn After Reading, 2008
허구와 협잡의 산물인 정보(감시) 사회, 이를 똑같은 방법으로 폭로하는 이 바보들은 얼마나 건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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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Comments
S 에릭카트먼  
<파고>가 없어서 무효!! ㅎㅎ
농담이고 좋은 리스트네요~
아무 생각없이 보다가 제 리스트는 어떤가 봤더니 무려 9편이나 겹치네요 ㄷㄷ (저는 위대한 레보스키 빼고 파고...)
한줄평도 예술이십니다 ㅎㅎ
12 리시츠키  
흐흐. 코엔형제 베스트는 누구나 어딜가나 <파고>아니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압도적 1위인데요.
저역시 <파고> 정말 좋아하고 여러번 봤고 훌룡한 영화라 생각하지만,
여러번 보다보니 살짝 과평가 되었다는 개인적 생각이 들어서 빼게 되었는데요,
지금 다시 짜라면 저는 <번에프터리딩> 대신 넣을까합니다ㅋㅋ

혼자서 이런저런 영화 리스트 재미로 짜보면,
암만생각해도 리스트는 거의 취향에 좌우되는거 같더라구요. 재미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3 스눞  
두 분 리스트 중 겹치지 않는 에릭카트먼 님의 한 편이 무엇일지
모옵-시 궁금합니다. ㅋ
S 에릭카트먼  
<위대한 레보스키>와 <파고>의 차이입니다
(살짝 언급이 되있죠? ㅜㅜ)

저는 리시츠키 님과는 반대로 <위대한 레보스키>가 과대평가 되어있지 않나 생각해서요^^
처음봤을때 그리 인상적이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당시 좀 어려서 유머를 이해를 못했던 것일지도...
(지금 본다고 달라지겠냐만은... ㅜㅜ)
싫어하는건 아닌데 이상하게 재감상을 한 번도 안했더군요 ㅎ
다시 보면 느낌이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30 Cannabiss  
언젠간 조엘 코엔 감독과 짐 자무쉬 감독 테렌스 맬릭 감독의 영화를 보려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몇년이 지나도 여전히 생각만 하고 있네요ㅡ.ㅡ
제가 본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밖에 없는데.. 리스트 참조하겠습니다
12 리시츠키  
제 코엔 리스트는 어차피 재미로 쓴거라 참고할게 못되고요,
객관적 코엔 리스트는 검색하면 많이 나옵니다.

자무쉬는 8090영화들이 무척 좋습니다, 영화속 인물들의 썰렁한 농담을 받아 주실수 있다면.
<천국보다 낯선>, <다운 바이 로>, <지상의 밤>, <데드맨> 강추.

멜릭은 자타공인 걸작 <천국의 나날들> 강추합니다.
13 스눞  
저 역시 자무쉬와 멜릭 둘 다 초기작들이 좋습니다. ㅎ
자무쉬의 최근작 중에는 <패터슨>이 몹시 좋았습니다.  ^_^
S 에릭카트먼  
<영원한 휴가> 말씀이시죠?? ㅎㅎ
자무쉬 하면 <고스트 독> 아닙니까??
휘태커 형님의 스웩이 장난이 아니지 말입니다 ㅎㅎㅎ

멜릭은 음...
할말이 없네요... 이미 놓아드린 분이라서...
6 달새울음  
다 보긴 했는데...
솔직히 몇 년 전에 다시 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빼고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저주 받은 기억력...ㅠ.ㅠ
12 리시츠키  
저역시 기억이 가물가물한 몇 몇 작품들은,  복기해서 짧은글이라도 써볼라고 아주아주 용썼습니다~ㅎㅎ
이참에 싹 다 함 다시보시죠~ 저는 가끔 몇몇 작품들 다시보면
영화 러닝타임도 순식간에 지나가고, 볼때마다 새롭게 보이는 놀라운 장면들이 많더라구요.^^
6 하모니코린  
전 순위는 상관없고 대신 밀러스크로싱/트루그릿/헤일시저/을 넣었으면 싶네요. ㅎㅎ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ㅎㅎ
12 리시츠키  
언급하신 작품 중에 <투루 그릿>은 저도 정말 좋아하는 멋진작품인데,
말씀하신것처럼, 문제는 코엔 영화들이 재미보장은 기본이고+ 작품의 질도 고르게 높아
뭘 넣든 괜찮은 리스트고, 뭘 빼면 좀 아쉬운 리스트가 되는거 같습니다.
최근작인 <카우보이의 노래>를 넣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고요.

<밀러스 크로싱> 역시 초기 코엔영화 중에 상당한 수작이지만,
저는 주인공이 이중배신을 기껏 해놓고, 결국 원래 두목을 보호하려했다는 그 멘탈리티가
제 취향에 어긋나서 제외했네요 >,<  모름지기 느와르, 갱스터 장르의 주인공은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하거든요(장르팬까지 삼중배신) ㅎㅎ
그래서 이영화 다시볼때 저는, 영화의 결말을 내 맘대로 바꿔서 본답니다~~ㅋ

암튼 말씀 감사합니다. 다른 분들도 게시판에 새글로 자신의 '코엔 영화 베스트 10'을
작성해서 여러 회원님들과 함께 많은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네요~~
13 스눞  
목록도 재밌지만, 이렇게 풀어 설명해 주신 목록에 넣은 이유 혹은 목록에 넣지 않은 영화의 이유 뒷이야기가 몹시 재밌습니다. ㅋ
12 리시츠키  
느와르가 장르면 취향에 의거하여 선순위, 흑백영화면 당연히 선순위, 초기작일수록 당연히 선순위이고요,
그리고 제 리스트 몇몇 작품순위는 그냥 '시대와 자본주의 운운' 어쩌구로 글을 연결해볼까하는 잔머리에
순위가 저 모양이 됐고요. 그래서 불행히 <시리어스 맨>이 후순위로 밀리는 개인적 아픔이...ㅎㅎ

<바톤 핑크>는 다시볼때마다 우와 우와 하면서 저혼자 감탄하면서 보게되는데,
<파고>는 이상하게 여러번볼수록 감흥이 어째 떨어지더라구요~ㅋㅋ
13 스눞  
저더러 뽑아 보라고 하시면(그럴 리는 없겠지만? ㅋ)
<파고>, <카우보이의 노래>, <바톤 핑크>, <시리어스 맨>은 꼭 넣겠습니다. ㅎㅎ
개인적으로는 <파고>와 <바톤 핑크>가 코엔의 시그니처라 생각하고
<허드 서커 대리인>과 <더 브레이브>도 재미나게 봤습니다.

언제나 재밌습니다, 이런 목록은.
^__^
12 리시츠키  
제 1~4위까지는 고정이고요, 나머지들 순서는 언제든 바뀔 수 있어욧ㅋㅋ
<밀러스 크로싱>은 숲 속 장례식 결말대신, 버니를 죽인 가브리엘 번을 버나가 죽인다는 결말로 바꾼다면 제 리스트의 5위로 올렸놓을거고요.ㅎㅎ
찬밥 대우받는 <허드서커대리인>도 사실 정말 재미하나는 끝내주죠. 초기 코엔의 화려한 영화적 기교도 덤이고요.

<시리어스 맨>의 플롯은, 오해와 딜레마로 치밀하게 주조해낸 불행의 완벽한 '미궁'이라 불릴수있을거 같습니다.
코엔식 이야기구조(주인공을 불행에 빠뜨리기)의 최정점 같아요.
(쓰다보니 제 순위가 자꾸 바뀝니다ㅎㅎ)

스눞님의 1위는, <파고>라고 예상되는데.... 시간내서 함 뽑아주세요~ 보고싶어요~~^^
13 스눞  
일단 급한 대로 리시츠키 님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답글을.... ㅋ

제 마음 속 1순위도 <바톤 핑크>입니닷.
ㅋㅋㅋㅋㅋㅋ

이유는 리시츠키 님이랑 똑같아요.
저 위 댓글에 적어 놓으신 것처럼, 보면 볼 수록 <바톤 핑크>는 단단하게 뭉치며 빛이 나고
<파고>는 조금씩 허물어져 풀어져 버리더라고요.

모든 것을 치밀하게 아귀 맞춤해 놓은 파고는 볼 수록 신선도가 떨어지는 데 반해(아마 기생충도 그러지 않을까요?)
바톤 핑크는 볼 수록 그 불가사의함에 매료되고 있습니다.
관객이 개입해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무궁무진한 것도 몹시 매력적이고요.
<바톤 핑크>를 볼 때마다 무릇 고전의 지위는 시간에 의해 그렇게 획득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러 장면에서 느껴지는 광기 어린 미학적 성취도 그렇고요. 

<바톤 핑크>를 볼 때마다 (전혀 상관 없는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묘하게도 <멀홀랜드 드라이브>가 자꾸 떠오릅니다, 저는. ㅎ

(댓글 쓰다 보니 너무 재밌네요, 이런 대화. ㅋ)
13 스눞  
<허드서커 대리인>과 <시리어스 맨>에 대한 얘기는 끝도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ㅋㅋ
<시리어스 맨>에 대한 리시츠키 님의 한 줄 평에 완벽히 공감합니다.
무식하게 한 줄로 줄이면, 이 세계는 그리고 인생은 불가지하다... 그러니 뭔든 함부로 예단하지 말아라 어리석은 인간들아, 쯤 될 것 같습니다. 벙긋.
12 리시츠키  
ㅎㅎ 역시 <바톤 핑크>!!
글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이렇게 풀어서 해주시다니 매우매우 공감합니다.
말씀처럼, 영화 처음 봤을때의 경탄과 질문을 반복관람을 통해서도 견딜수있느냐가 좋은영화의 관건인거 같습니다.
저에게 봉감독의 최고작(혹은 최애작)은 <플란다스의 개>이고, <기생충>도 좋아하는 작품이고 두번째 관람을 하고 싶지만은,
장삼이사들과 언론들의 지나친 성찬들 때문에 벌써부터 괜히 지친감이 있네요.

덧붙여 제게는 <파고>의 결말에서, 프란시스 맥도먼드가 범인을 찾으려 순찰하다가,
숲속 은신처를 "그냥" 발견하고 그를 죽이고 사건을 "그냥" 해결한다는것에는 심히 의아했었습니다.
물론 이 영화가 숨막히는 서스펜스나 반전에 반전, 복잡한 두뇌게임을 목표로하는 영화가 아니라는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이 결말은 개연성이 많이 부족해보입니다.
결말이 이러하니, 에필로그에서의 프란시스 맥도만드 부부가 침대에서 티비를 보며 부부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은 그래서 앙상하게 보일뿐이고요.
어떤 의도로 삽입했는지는 알겠는데, 그냥 기능적 의미로만 작동하는 에필로그씬을 위한 에필로그씬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영화는 느슨한 연출과 빛나는 캐릭터들, 범죄의 풍경이랄수있는 롱샷의 미네아폴리스 설경의 모습 등은 코엔 영화의 또다른 경지라 생각하지만요.

<허드서커 대리인>은 하도오래전에봐서 저에겐 아직 영화적 재미로만 남아있고,
<시리어스맨>과 더불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언젠가 스눞님과 길게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특히 <노인>은 저에게, 메인플롯의 해결이랄 수 있는 안토쉬거와 모스의 클라이막스에서,
모스의 죽음을 생략하고 토미리존슨의 시선으로 마치 티비뉴스 중계화면처럼 결과만 보여준 감독의 의도는 여전히 질문으로 남아있네요.
이후 이어붙인 20분이나되는 긴 에필로그 씬들인, 안톤쉬거가 모스 아내를 죽이는 장면과 교통사고 장면은 적절했지만,
토미리존슨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노인과의 대화와 자기 아내와의 대화는 좀 대단히 중언부언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가 나쁘다는게 아니라, 저역시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인데 이런저런 질문들이 많이 떠오르게하네요.

여러 공감가는 재미난 의견 잘읽었습니다. 즐건 주말되세요~~!! ^^
13 스눞  
저도 귀한 의견 잘 읽었습니다.
너무너무 재밌습니다. ㅎ

리시츠키 님 글 읽다가 오래 전 블로그에 끄적거려 둔 글이 생각 나서 들여다 보니 가관도 이런 가관이... ㅋ
몹시 부끄러운 잡소리지만 이런 부끄러운 수준도 제 모습의 일부인지라 아무튼 심심하실 때 한 번 읽어 보시라고 링크를... ^_^

https://blog.naver.com/nicemonk/90084335437

정말 언젠가 맘 잡고 컴 앞에 앉아 씨네스트 영화 애호가님들과
영화 수다를 실컷 나누면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ㅎ
12 리시츠키  
스눞님은 역시 코엔 러버답게, 코엔영화들을 종횡무진 엮으시며 결말에 대한 장르적 해석까지 명쾌하게 해주시는군요.
긴글 재미나게 읽고나니, 영화를 조금은 다른방향에서 볼수있지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제가 영화보며 느꼈던점을 대충 몇 자 뚜드려봤습니다. 덕분에 영화를 본 감상을 정리할수있게 되었네요. ㅋ

<노인>에서 그려진 세계, 그리고 안톤쉬거가 악으로서, 자의적이고 우연적이라는데는 달리 해석할수도 있을거같습니다.
그 시스템, 세계와 안톤쉬거는, 규칙적일뿐아니라 필연성으로서의 악을 은유한다고 볼수도 있을거같습니다.
더불어 안톤쉬거는 감정도 있어, 짜증도 내고 농담도 할 줄 알고요. 물론 우리는 웃을수없지만요.
이를테면, 에필로그에서 안톤쉬거와 모스 아내의 대화: 그녀가 "이럴필요가 없자나요"고 하자,
안톤은 웃으며 "사람들은 늘 똑같이말해. 이럴필요 없잖아요" 등 영화 내내 안톤은 그와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다양한 표정과 그만의 정신병적 유며를 보여줍니다.
어쨌든, 제가 세계와 안톤쉬거라는 악의 존재가 규칙적이고 필연적이라 보는 이유는,
그가 21세기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으로서 거의 초인에 가까운 인간의 모습의 현현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고전 서부극에서는 어린 주인공의 가족(구체적으로 아빠)가, 은행의 협잡에 속아 집이나 농지를 빼앗기게되고
성장한 주인공이 악당들과의 분투를 통해 결국 복수에 성공하고 영화의 막이 내립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에필로그에서의 토미리존스와 노인과의 대화나 아내와의 대화가 가리키듯,
"노인"이 상징하는 그런 주인공 혹은 보안관(들)의 도덕률이나 정의감으로서 지킨 나라(공동체)는,
이제  코엔의 21세기 서부극에 와서, 결말은 비틀어지고 복수는 불가능해집니다.
악당이 승리한다는, 클라우스 킨스키의 <The Great Silence (68)>와의 비교도 재밌을거 같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서부극의 주인공/악당의 대립의 기저에는 돈(달러)이 있고, 심층에는 "은행"이 전제되어있다고 봤을때,
<노인>의 에필로그에서 안톤이 끝내 모스 아내를 죽인다는 설정은,
결국 21세기 금융자본이 모스가족의 집을 빼앗는다는 이야기일것입니다.
고전이나 현대서부극이나 은행이 주인공의 집을 빼앗아 불행하게 만든다는것은 동일하되,
<노인>에서는 영화를 진행시키면서 주인공과 악당을 전복시키고, 서부극의 구조 자체를 되집어 버리는 것이죠

코엔감독이 영화를 만든 시점인 2007년의 미국의 상황을 감안했을때,
영화 처음에 모스가 돈가방을 주운다는 것은 모기지론으로 집을 구입했다는 것이고,
관객은 클라이막스까지 그를 따라 함께 도망을 치게 됩니다.
그리고는 스눞님이 정확히 지적하셨듯이, 클라이막스까지 따라간 관객의 모스에 대한 동일시는
난데없이 느닷없이 일거에 무너지게 됩니다. 모스의 죽음이 생략되고
마치 제3자인 티비뉴스의 중계화면 같은 잔인한 현실의 객관화는 그 누구도 예상을 못했을것입니다.

더구나 영화가 관객에게 더욱 잔인하게 다가오는 지점은 바로 이 이후의 전개에서일 것입니다.
관객이 모스에 이입한 감정과 긴장감은 소격효과를 통해 무참하게 폐기되고,
이제 관객은 원하든 원치않든 안톤쉬거를 따라 잔혹한 동행을 함께하는 것이죠.
그 동행이란, 안톤이 아내를 살해한다는것, 즉 모스의 집을 빼앗는 죽음의 채권추심의 과정을 무력하게 바라보는 것이죠.
에필로그에서 안톤이 아내를 죽이기전에 "동전도 나와 똑같은 방식으로 여기 온거야"라고 말하는것은,
감독이 관객에게 이르길, 영화의 주인공은 모스대신 이제 악의 화신 안톤으로 바뀌었고,
당신들(관객)의 운명은 불과 동전의 운명일 뿐이라는 것을 직시하라.
그리고 여기까지 쫓아온 당신에게, 주인공이 승리하는 해피엔딩이나 정의따위는 없을테니,
절대적인 무력감과 절망을 뼈져리게 체험하라, 라고요.

안톤이 금융자본의 화신이란것은 영화 후반부, 그가 고층빌딩(월가?)의 사무실에 올라가
사장을 살해하는 장면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나는거 같습니다. 이는 안톤이 금융시장 최정점의 꼭대기라는 것의 천명일것입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살인을 외치다, 랄까요.
그리고 그 옆에는, 죽음을 눈앞에 둔, 돈세탁을 위한 회계사가 있습니다. 안톤이 묻길 "내가 보이나?"
질문이자 질문 아닌 이 질문은, 법 위에, 국가 위에, 보이면서 동시에 보이지 않는
금융자본으로서의 세상의 지배자인 안톤쉬거를 승인하는 절차이자 선언일 것입니다.
이로써, 모스의 불행(죽음)이 더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금융투기와 부동산거품의 21세기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채무자 모스는 따라서 규범적으로 규칙적으로 법규적으로서 필연적으로 살해될 수밖에 없습니다.

에필로그 끝에서, 그 전능한 안톤이 교통사고를 당하는데 이 역시 금융자본주의 시장의 필연성과 관련있어보입니다.
전능한 폭력 기계로서의 자본주의도 30년주기로 고장나듯 그의 사고 역시 필연인 것이죠.
이유는 모스(공동체, 개인 등)을 죽인 댓가로서 말입니다. 그러나, 코엔감독이 미리 예견하듯,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천문학적 구제금융으로 성급하고 미봉적으로 봉합했듯이,
안톤은 순진한 아이들에게 큰 돈을 쥐어주며 다시 생명을 끈질기게 유지합니다.

결국, 21세기, 안톤쉬거의 신랄한 신자유주의 정신질환 유머로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그 전제로서의 과거 한탄조의 <노인을 위한 나라가 있었다>라는 고전 서부극 장르를,
거꾸로 물구나무 세운 현재 진행형의 <안톤 쉬거를 위한 나라만 있다>가 되는셈인데,
이는 우리사는 세상의 규칙적이고 필연적인 잔혹함, 어떤 불가능성을 은유하는것처럼 보입니다.
3 histranger  
바톤 핑크를 보고 들어와서 댓글들에 빠져들었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저도 물론 바톤핑크가 1위입니다.
정말 오래 전에 봤는데도 잊히지 않는 그런 영화. 정말 드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