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손짓 -

영화이야기

손과 손짓 -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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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손을 흔들 때, 그것은 만남의 반가움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이별의 아쉬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반갑기에 멀리 있는 것을 가까이 어서 오라고 손을 흔들고, 떠나야하기에 이제 그만 저리로 가라고 또 손을 흔드는 것이다. 

동일 행위의 반대 의미가 손짓으로 기호화된 것이라 하겠다.


<봄날은 간다>(2001)에서 라디오 PD인 은수(이영애)가 가방에서 원고를 꺼내다 손을 베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는 손을 심장보다 높이 들어 흔들어 보라고 권한다. 

상우가 시범을 보이고 은수가 따라하는 이 손짓은 필시 앞으로의 즐거운 만남을 예견하는 것이리라. 
 
영화에서 비슷한 손짓이 한번 더 나온다. 

두 사람의 사랑이 끝나고 난 뒤, 은수가 서랍에서 서류를 꺼내다 손을 벤다.

은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흔들다 이런 손짓을 쌔겨놓은 상우를 생각해낸다.

이때 은수의 손짓은 저만치 멀어져 있는 기억 속의 상우를 불러내는 행위이다. 
 
은수와 상우가 헤어질 때, 서로에게  손을 서로에게 손을 흔들지 않는다.

다만 상우가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하며 서운한 웃음을 지으며 은수에게 악수를 청한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체온을 느껴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세월이 흐르고 두 사람이 다시 만난 자리에서 은수는 할머니께 드리라고 꽃을 내밀 때, 상우는 할머니의 죽음을 알려준다.

할머니와 함께 그의 사랑도 죽은 것이다.

두 사람은 오래 전의 이별 행위를 반복한다.

이제는 은수가 상우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돌아서 가다 아쉬움에 이별의 손짓을 마지막으로 보낸다.
이별의 손짓은 사랑했던 사람의 체온을 다시 느낄 수 없음을 실감하는게 아닐까. 


봄날은 짧고 사랑도 봄볕처럼 이내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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