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어떻게 죽는가? - 마르코 벨로치오 감독의 (1965)

영화이야기

남자는 어떻게 죽는가? - 마르코 벨로치오 감독의 <주머니 속의 주먹>(1965)

12 하스미시계있고 5 283 0 0

씨네스트에 아직 번역 안된 영화지만 언젠가 번역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먼저 본 사람의 소감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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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의 주먹>이 1965년에 개봉되었을 때, 평단은 기다렸다는 듯이 천재 감독의 데뷔작에 열광했다.

다만 영화에 대한 평이 당시 유행하던 성정치학적 관점에서 정치적 은유와 정신분석학적 상징을 찾기에 급급했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테면 자폐적이고 근친상간적 욕망으로 가득차 있는 한 청년을 통해 이탈리아 중산 계급의 몰락을 해석해내는 방식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잠시 그런 상투적인 비평에서 눈을 돌리고 스크린에 더 집중할 수는 없을까?

이 영화의 진정한 놀라움은 영화 초반에 가족끼리 식사 장면과 한낮의 테라스씬에 있다. 

영화가 갑자기 과잉으로 넘쳐나며 그것을 의미화 할 수 없는 것으로 치닫게 하는 지점이다.

게다가 카메라는 그것을 과장하지 않고 조용히 기록만 하고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된다.


또 하나 더 지적한다면, 고다르의 그림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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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1960)에서 시작하여 벨로치오의 <주머니 속의 주먹>(1965) 그쳐서 베르톨루치 <파리에서 마지막 탱고>(1972)까지 이어지는 죽음의 방식은 얼마나 유사한가!

남자의 죽음과 그것을 외면하는 여자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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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네 멋대로 해라>는 두 영화에게 남자 주인공이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를 가르쳐줬다는 점이다.

<주머니 속의 주먹>과<파리에서 마지막 탱고>는 장 폴 벨몽도의 죽음을 먹고 자란 영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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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S 암수  
고다르의 "네멋대로 해라" 당대 영화들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혁신적인 작품이었는데...하스미님이 언급하신 위에 영화들에도 요로코롬 영향을 끼쳤군요...
로베르토비네의 "칼리가리박사의 밀실"이 표현주의에...말타의매가 느와르에..네멋대로해라가 누벨바그에...
혁신을 몰고온 감독들에 대한 묶음 회고전도 꽤 재밌을듯 하네요...
위에 사진..진 세버그...감만에 떠오르네요...숏커트가 정말 잘 어울리는 출중한 미모였는데...불운한 삶을 살아 아쉽기도 하네요..
마크 래파포트 감독의 95년작 "진세버그의 일기" 다큐도 한번 보고 싶네요...
그런 다큐가 있군요.
저도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7 Harrum  
어제 주먹을 다 봤습니다.
전 상징과 은유 말고 다르게 해석할 능력이 없군요.
말씀하신 영화 앞 부분과 마지막 장면은 놀랍도록 인상적이네요.

그리고 산드로의 손 동작은 뭘까 궁금해집니다.
영화 앞 부분에서 식사할 때 신문 있는 탁자 모서리를 만지고, 식사 뒤 형 거실에 들어가 책상 모서리를 한뼘두뼘 재는 행위,
그리고 뒷 부분에서 손을 곧게 편 채 콧등에 대는 행위, 성취감에 도취해 자기방에서 손가락을 굽혔다가 콧등에 대며 손을 곧게 펴는 행위..
그 의미가 뭘까 엉성한 생각들을 해봅니다.

이제 네 멋대로 해라, 무려 세번째 도전 시작.
덕분에 잘 봤습니다.
저는 잠시 클래식 무비는 놓아두고 현대 영화를 쫓아가기 위해  부산국제 영화제에 있습니다.
조금 영화를 여유있게 보고 싶네요.
7 Harrum  
질문 아닌 질문이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잘 다녀오시고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