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이터널 선샤인> 대사들

11 스눞 0 207 2 0

<이터널 선샤인>을 다시 보았다. 겨울만 되면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 바다의 헐벗은 풍경과 함께 따뜻한 차 한 모금의 느낌으로 생각나는 영화다. 웃음기를 쏙 뺀 짐 캐리의 연기는 몇 번을 봐도 놀랍고 찰리 카우프만의 각본과 미셸 공드리 연출의 합은 거의 완벽하다. 그리고, 아...! 빈 가슴을 적시는 Beck의 목소리. 'Everybody's Gotta Learn Sometimes'. 사람들은 언젠가 실수를 통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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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때문에 다시 보게 됐는데, 검색을 하다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 '이터널 선샤인 명대사'로 검색을 해 찾아낸 대다수 게시물의 상당수에는 영화에 나오지 않는 대사들이 포함돼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 

- 슬픔과 고통을 잊겠다는 건 '지금 죽어도 좋을 만큼 완벽하게 행복했던 순간마저 잃는다는 것'이죠.

- 당신이 누군가를 당신 마음속에서 지울 수 있어도 사랑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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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자막 번역도 뭔가 껄끄럽다. 정식 자막의 번역 문장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이런 문장들 :

I thought maybe you were a nut, but you were exciting.
(넌 또라이 같았거든, 근데 끌리더라)

네이버 영화 <이터널 선샤인> 항목에 관객들이 올린 명대사 코너에는 이렇게 번역돼 있다. "난 네가 미쳤다고 생각했는데... 넌 단지 들떠있을 뿐이었어." 두 번역문은 의미와 어감이 너무 다르다. 이 번역 문장은 어디서 나온 걸까? 2017년 재개봉 당시 '엔터테인먼트' 석태진 기자의 기사에도 같은 문장이 명대사로 소개된다.





Why do I fall in love with every woman I see who shows me the least bit of attention?
(왜 내가 사랑하게 되는 여자는 내게 관심도 없는 걸까?)

위에 얘기한 네이버 영화 <이터널 선샤인> 항목에는 세 가지 번역본이 올라 있다. 

1) 난 왜 내게 관심을 보이는 모든 여자와 사랑에 빠질까?
2) 어떻게 나에게 조금만 관심이라도 보이면 사랑하지 않고 못 배기는 걸까?
3) 어째서 티끌만큼이라도 내게 관심을 보이면 사랑하지 않곤 못 배기는 걸까?


세 문장은 표현만 조금씩 다를 뿐 같은 의미로 이해되지만, 정식 자막의 번역문은 느낌 자체가 다르다. 어떤 번역 자막으로 영화를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감상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영어 무식자로서 이럴 때마다 혼란스럽다.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결국 원어로 봐야 하나?, 싶다. 내게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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