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와 다른 한국식 영화 제목 33선

영화이야기

원제와 다른 한국식 영화 제목 33선

22 박해원 7 4343 1
대한민국 마케팅계의 유연성은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포스터부터 로고, 제목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서에 걸맞게 수정을 하는가 하면 완전 엇나가 곡해를 해버리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겉으로 바로 드러나는 표면적인 것과 소위 말하는 '스펙' 중시하는 한국 사회의 일면때문이
 
아닐까, 하는 씁쓸한 생각을 해봅니다ㅠ
 
이번에 다루게 될 '제목' 부분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작품의 모든 내용이 응집되어 있으며
 
특유의 색깔을 풍기는 요소이기 때문이죠. 고로 잘된 케이스는 두고두고 칭송받지만 원제의
 
의도를 해하는 제목들은 영화 한편의 흥행을 망쳐놓기까지 합니다.
 
이번에도 서론이 길었네요ㅋ '원제와 다른 한국식 영화 제목' 33선 준비해 봤습니다.
 
유형별로 정리했는데 더 기억나는 게 있으시면 피드백 부탁드려요~
 
※예 : 쥬라기 공원 (Jurassic Park, 1993) - 여기서 'Jurassic'은 쥐라기를 뜻하죠.
 
우리 식으로 잘 풀어서 번역한 제목의 예입니다.
 
 
1. 한국식으로! 한국 정서로~
 
내일을 향해 쏴라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69)
​주인공들 이름 나열보다는 한방을 추구한 제목이죠. 영화의 특성과 분위기를
​잘 살린 훌륭한 개제(改題)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
 
사랑과 영혼 (Ghost, 1990)
이 작품 역시 한국 제목이 더 와닿는 부류입니다. 그냥 '유령'이라고 하면 언뜻
한기가 들지만 '사랑'이 들어가면 주제에도 더 걸맞고 말랑말랑해지잖아요ㅋㅋ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 1979)
직역하면 '대멸망의 지금' ... 뭔가 '묵시'라는 단어로 하여금 천주교 색깔이 짙지만
전쟁의 참담함도 느껴지고, 그로 인한 세기말 아우라도 잘 풍겨 좋았습니다.
뻔뻔한 딕 앤 재인 (Fun With Dick And Jane, 2005)
​귀여운 말장난ㅋ 'Fun'과 '뻔'간의 발음 유사성을 이용한 케이스죠.
주인공들의 행동거지는 뻔뻔함이 없으면 성립이 안되니 아주 틀린
의역도 아니라고 봅니다. ㅋㅋ ​
 
베스트 키드 (Karate Kid, 2010)​
​뭐... 말할 필요도 없죠. 원작 게임을 토대로 한 영화지만 '가라데 키드'라고 하면
얼마나 보러 오겠어요ㅋㅋ 고만고만한 개제.
 
사탄의 인형 (Child's Play, 1988)​
어린이 놀~이인지 누워서 떡먹기인지 모르겠으나 이 작품도 다른 제목을
택했습니다. 아주 어울렸고요. 확실히 동양은 '사탄'이라는 단어 활용에
관대한 거 같아요. '미스터 사탄'도 그렇고ㅋㅋ
박물관이 살아있다 (Night At The Museum, 2006)
​과거 '공룡이 살아있다'라는 도서를 재밌게 본 1人으로서 '박물관이 살아있다'라는
제목을 보고 조소를 띈 기억이 있습니다. 참 한국스러운 제목이에요. 오버끼도 있고ㅋ​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2013)
​이 작품 역시 벤 스틸러 주연의 서술식 개제에 빛나는 영화입니다. '월터 미티의
비밀스런 삶'은 오묘하고 신비로운 감이 있고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상상예찬!
...스러운 느낌이 있네요ㅋㅋ​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2008)
​정의·서술형 제목의 끝판왕. 제목으로 영화를 다 설명합니다. 하지만 내용을 해한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를 날 것으로 보여준 것이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개제였습니다.​
그 남자 작곡 그 여자 작사 (Music And Lyrics, 2007)
무미건조할 수 있는 제목을 아주 로맨틱하고 멜로틱하게 탈바꿈한 예시!
연인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름이었습니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Something's Gotta Give, 2003)
위와 비슷한 케이스. 아기자기하고 로맨틱하죠? 물론 원제가 좀 더 숨겨져 있는
의미의 묘미는 있지만ㅋㅋ​
괴물 (The Thing, 1982)
2005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개봉할 줄 모르고 붙인 이름이겠죠ㅋㅋ
추상적이고 불투명한 원제에 비해 개제된 제목은 괴생명체에 다소
국한되어 있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도 당시 파격성을 생각해보면
​양호한 편이죠.
 
캐리비안의 해적 (Pirates Of The Caribbean, 2003)
​이젠 너무나도 익숙한 잭 스패로우의 대항해 시대. 그러나 원칙상 '카리브해의
해적'이라고 부르는 게 맞죠ㅋㅋ​ 'Caribbean' 자체가 '카리브해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어감상 캐리비안이 킹왕짱이니 굳이 손댈 거 없겠죠~ 
올리버 스톤의 킬러 (Natural Born Killers, 1994)​
한국에선 제목 앞에 유명 감독을 언급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죠. 
(알프레드 히치콕같은 경우는 제외) 그러나 이 작품은... 진짜 미치광이
살인마들을 너무 특색없이 단정짓는 개제를 보여줬습니다. '선천적인,
타고난(Natural born)'이라는 표현이 빠지니 돈가스에 소스가 없는
느낌을 줬달까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 1975)
이 작품은 ​​원작 책도 같은 제목으로 출간돼 오고 있죠. 고로 딴지를 건다면 책까지
겨냥하는 게 되지만... 여기서 말하는 'One'은 ​'새'에만 국한된다고 보기 힘들다고
봅니다. 워낙 추상적이고 시적인 표현이라서 확실한 정의를 내릴 수가 없으니까요.​
비슷한 경우로 '앵무새 죽이기'​가 있죠. '라이언 일병 구하기'까진 백번 양보해서
인정하겠지만 한국은 'To'나 'ing'를 '~하는 것'이나, '~하기'로 너무 잘쓰는 듯... ​
피아니스트의 전설 (The Legend Of 1900, 1998)​
여기서 '1900'은 주인공의 이름인데... 피상적인 ​색채가 짙을까봐 그의 직업을
제목으로 택했습니다. 사실, 어찌 보면 우리나라에서 음악 영화로 일파만파
퍼져나간 이유중 하나가 한국식 제목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위험한 사돈(The In-Laws, 2003)
​단순한 원제에 '위험한'이라는 양념을 쳐서 드라마 제목처럼 바꿔놨죠? ㅋㅋ
​때문에 더 재밌게 봤던 작품으로 기억됩니다~
굿바이 마이 프렌드 (The Cure, 1994)​
​이 역시 한국 드라마나 노래 제목삘이ㅎㅎ 작품의 내용은 한 소년이 저기 보이는
약초 갖고 친구의 치료제를 만들어주는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The Cure(치료제)'
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구요. 한국명은... 은은하게 스포일러를 날려주네요ㅋㅠ ​
 

혹성탈출​ 새 시리즈 (Planet Of The Apes)
​20세기~2001년 혹성탈출까지는 넘겨짚을 만했습니다. 정말 혹성을 탈출하는 게
목적인 시리즈였으니까요. 그러나 그로부터 10년 후, 돌연변이 원숭이들의 우리 탈출
무용담이 혹성탈출이 되기엔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주는 작품이
등장했죠. 물론 영화는 매우 재밌었습니다. 다만 이번엔 '유인원들의 행성'이라는
원제가 절실했을 뿐ㅋㅋ ​
​포화속의 우정 (Generation War, 2013)
​딱 봐도 곡해의 여지가 있는 제목. 보기 전에는 연합군과 추축군 사이의 비밀스런
우정을 다루는 줄 알았습니다. 물론 영화는 괜찮지만 부제가 무려 '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인데 왜 이렇게 일차원적인 제목을 택한 건지...  
 
나고야 살인사건 (A Slit-Mouthed Woman, 2007)
'입 찢어진 여자'라는 제목이 그리 잔인한가? 가뜩이나 재미도 감동도 공포도
없​는 영화가 제목까지 조신떨다가 더 졸작이 되었습니다. 2편도 나왔다네요ㅋ
2. 너무 길어~ 잘라내! 
 
투모로우 (The Day After Tomorrow, 2004)
The day after tommorow... '모레'라는 뜻도 있지만 '가까운 미래'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습니다. ​고로 머지 않아 들이닥칠 수 있는 빙하기에 대한 경각심을 느낄
요소를 배제해버린 이 개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네요.
밀리언 웨이즈 (The million ways to die in the West, 2014)​
이것도 걍 길어서 앞부분만 사용한 케이스. 제목으로 하여금 뭘 말하고 싶은지
알 수 없게 돼 버렸죠. 영화는 재밌지만... 안타까운ㅋㅠ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Final Destination 3)
이 작품을 다룬 이유는 1~2편에선 '파이널'을 빼고 '데스티네이션'이라고
극장에 내걸더니 3편에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파이널'을 붙히고 아예
'3'을 빼서입니다.
제목이 너무 길어서 '파이널'을 뺐으면 끝까지 고수할 것이지 괜히 시리즈의
총망라 느낌을 내려고 넣고는 흥행 부진을 겪었죠. 엎덮으로 4, 5편까지
꾸준히 나와주니 이젠 아예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 5' 이런 식으로 가고
있더군요ㅋㅋ
3. 자극적으로! 싹 갈아엎어~ (or 관객몰이가 최우선) 
고릴라 (Raw Deal, 1986)
​딱 봐도 우람하고 육덕진 비주얼과 저돌적인 아놀드의 이미지를 보고 바꾼
제목이죠? (Raw deal : 부당한 대우)  
언데드 (Unborn, 2009)
WOW나 각종 RPG, FPS에서 '언데드'라는 캐릭터들이 한창 뜨고 있을 시기
​비슷한 이름인 영화 'Unborn'이 등장해 이때다, 하며 차용한 기색이 역력한
개제. 영화도 재미없고 제목의 본 의미를 왜곡해버린 케이스입니다. ​
스토커 (One Hour Photo, 2002)
이건 걍 쓰레기.​ 배급사는 분명 이 영화를 보지도 않았을 겁니다. 제목 하나로 인해
영화속 선역은 악역이 되고, 스릴러는 공포물이 됩니다. 당연히 관객들은 포스터와
제목에 낚여서 관람중에 꾸준히 그 이미지를 떠올릴테구요. 다 보고 나오면 의아,
허탈해 혼란스럽기까지 하겠죠. '내가 보고 나온 영화가 저게 맞나?'하고요. 쯧.  ​
 
라파예트 (Flyboys, 2006)
한국 개봉이 1년이나 늦었던 비운의 걸작이죠. 본래 '멋쟁이 조종사들' 정도의
뜻을 내포하고 있던 이 작품은 1차대전 당시 본래 전투비행팀 '라파예트'라는
제목을 가지고 한국에 착륙합니다. 어감은 훌륭하지만 웬지 원제가 더 시원한
느낌이네요. ​
 
솔드아웃 (Jingle All The Way, 1996)
​다소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제목을 산뜻하게 살려낸 영화.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센스를 발휘하는 개제였습니다.​ (Soldout - 품절)
​※원제를 직역하면 '내내 딸랑짤랑'인데 '내내 징글징글벨' 일케 했어도
좋았을 뻔ㅋ;;  ​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Shallow Hal, 2001)
​제목을 처음 듣는 순간 '이건 의역일 수밖에 없어' 했는데 알고보니 아예 뜯어고친
케이스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작품의 색깔을 더 도드라지게, 더 묵직~
하게 표현한 것이기도 하죠.
트랜스포머2 - 패자의 역습 (Transformer 2 - The revenge of Fallen, 2009)
​부제에 너무 힘을 준 케이스. '폴른(Fallen)'은 분명 작품 속 캐릭터 이름입니다.
그렇다고 'The' 등의 관사가 앞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폴른의 복수'가 정답~
역시 골든 라즈베리 3관왕급의 개제...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주체가 아예 바뀌어 버리죠. ㅋㅋ 이 작품도 제목만 보면 자아정체성 찾기류의
심오한​ 주제가 연상됩니다. 뭐 결과적으로는 주제와 얼추 들어맞지만...
백투더 비기닝 (Project Almanac, 2015) ​
최신작이자 최악의 제목 매칭률을 자랑하는 영화.​ 일단 재미도 감동도 없고
'백투더 퓨처'에서 따온 제목으로 스포일러까지 들이댑니다.​ 참... 무책임과
동시에 처절함까지 느껴지는 경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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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28 godELSA  
나를 찾아줘는 한글 소설 제목이 그거니깐 이해는 해도
게인적으로 최악의 한글 제목은
우디 앨런 감독의 '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였습니다
22 박해원  
후덜.. 주제와 쫌 많이 안맞나 보네요?
41 나무꾼선배  
저는 액박납니다.^^
31 영화여행  
영화에 대한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스맛폰으론 액박없이 잘 보입니다..^^
앞으로도 썰렁한 씨네씬을 위해 수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32 내별명은앤  
엑스-박스!
2 유카츠  
제목을 아예 바꾸어 버리는 경우 정말 싫어요. 사랑은~시리즈나 언데드 같이..언본을 언데드로 바꾸는 건 뭔 심보일까요. 패자의 역습이야 워낙 유명하고, 패자의 역습 자막 담당한 번역가 분도 유명하죠. Flyboys란 영화를 나중에 알았는데 국내에 저런 제목으로 개봉한 영화가 있나 생각했는데 라파예트로 바꿔서 들어왔던거였군요. 백투 더 비기닝 마음에 안들었어요. 시간여행을 강조하려는 건 알겠는데 좀 아니더군요. 영화도 아쉬웠구요.
22 박해원  
그러고 보니 제목을 개차반으로 뜯어고친 영화중에 잘된 걸 본 적 없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