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트랙

영화이야기

<친구> 사운드트랙

[오래두고 가까이 사귄 벗 <친구> 사운드트랙]

글쎄, 언제는 우리나라 영화에 음악이 안 들어갔었냐 만은
그래도 요즘처럼 음악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때는 없었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의 영화들 속에 들어가는 음악이란 것이
정말로 음악, 그냥 분위기를 잡아주는 수준의 역할만 해내면 잘했다고,
사실 이게 가장 어렵지만,
더 이상 무엇인가를 바라지도 않았었기 때문이 아닐까,
외국영화 OST는 단순한 OST라기 보단
한 장의 독립된 개념의 앨범으로 받아들여져
관객들에게 팔리곤 했지만
우리나라 영화의 OST는 사고 싶어도 살만한 앨범이 별로
나오지 않았을 뿐 더러 사기엔 왠지 내켜하지 않았던 것은
완성도뿐만 아니라 흥미를 끌기에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였다.

그러다가 <접속>의 OST의 몇 몇 곡의 히트로 말미암아,
비록 외국노래의 컴필레이션이였지만,
우리나라 OST도 들을 만 하다는 인식이 생겼고
제작자들도 OST를 잘만 만들면 돈이 되는구나라는 사고의 전환에 따라
영화음악이라는 부분을 이전보다 조금 더 신경쓰게 되었으며
그로부터 몇 년 사이에 우리는 자기 세계를 가지고 있는 영화음악가들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개봉한지 일주일이 갓 지났을 뿐인데 흥행에 대한 이전 기록들을
마구마구 갈아치우고 있는 영화 <친구>는 같이 뛰어야할
선수들이 기권하거나 배탈이 났는지 뛸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는 바람에 강력한 경쟁자 없이 혼자 뛰게 돼서
어부지리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벌써 100만이나 들었다니
배아파서 이죽거리는 것처럼 보일까봐 내용이나 뭐 영화에 대해
더 이상 뭐라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장 동건, 유 오성 주연의 노스탤지어 느와르 <친구>의
오리지날 사운드 트랙이라는 홍보문구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이 앨범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것만 같다.

비록 전 작 두 편이 쫄딱 망했지만 그래도 시나리오 쓰고
세 편 째 연출한 중견감독 곽 경택 감독의 이름이 빠진 것도
이유겠지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에 기대 은근슬쩍 두루뭉실 넘어가는
엉성한 구성과 빈약한 이야기를 의심하지 않게
해준 음악의 역할을 이렇게 과소평가 하는 게
정확한 이유일 듯 싶은데 몇 곡의 오리지널 스코어와
몇 곡의 컴필레이션으로 이루어진 <친구>의 OST는
영화에 기여도와 앨범의 완성도나 구매력만 놓고
이야기하면 명작은 아니더라도 수작은 충분히 되고도
거스름돈이 조금 남을 정도로 괜찮은 앨범이다.

코카콜라의 음악이나 맥도널드, 초이스 커피,
깜찍이 소다같은 CF음악으로 더욱 더 이름을 날렸던
최만식은 위에서 말한 판매용 OST의 전환점인 <접속>의
음악을 만들기도 했는데 그래서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
<친구>의 OST는 익숙하게 귀에 들어오는
<접속> OST와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조금 더 발전한 듯 하다.
클래식 작곡을 전공해서인지 오리지널 스코어들은 감정만이
살아있는 리듬의 연속이 아닌 클래식이 가지고 있는 안정됨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순간순간 놀라우리만큼 집중이 되어있는
유려한 현악기 선율은 어지간한 엉성한 구성도
눈치 못 채게 할 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주제곡인 <친구1, 2>는 가요로 불러지기
위해 작곡 되었다기 보단 다른 방법론을 가진 대사나
지문처럼 사용된 만들어진 영화용 음악인데 화려하지 않은
반주에 감정이 정돈되지 않은 느낌의 목소리는
감정이 드러나는 것을 감추지 않았던 영화의 화면과 어우러져
두배, 세배로 감정을 증폭시킨다. 오리지널 사운드와 같이
사용된 몇 곡은 보너스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화면과 대사가 가지고 있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이어짐을 보여주는데 '유년의 바다2'와 &quot;극장', '벽 2', '창고'는
OST만 듣고 있어도 영화를 볼 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나는 기분이 든다.

시대배경을 나타내기 위해서 사용된 샤프의 '연극이 끝난 후'나
Robert Palmer의 Bad Case Of Loving You같은
노래야 그냥 한번 듣고 흘려보내도 전혀 아쉬울 것 없으며
오히려 인디밴드 시애틀의 '날개'가 더욱 귀에 들어오는
이 앨범은 오리지널 스코어들이 가지고 있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아 최만식이라는 작곡자를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친구>이전의 영화작업들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라도 더욱더 다음 영화음악작업을
기다라고 있다면 그가 칭찬으로 들지 않을까? 들어야 할텐데...
 
음악 : 최만식

 01. In Memorium  02. 유년의 바다  03. 연극이 끝난 후 

 04. Bad Case Of Loving You  05. 날개  06. 옥상  07. 벽  08. 사진

 09. Genesis  10. 친구 1  11. 유년의 바다 2  12. 극장  13. 벽  14. 창고

 15. 동수의 죽음  16. 교도소 면회  17. 친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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